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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 '24초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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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공유의 새로운 패러다임 '24초 동영상'

입력
2014.10.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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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희씨가 올 여름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의 한 서점에서 책을 넘겨보고 있는 모습. 하소희씨 스냅무비 캡쳐
하소희씨가 올 여름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의 한 서점에서 책을 넘겨보고 있는 모습. 하소희씨 스냅무비 캡쳐

지난달 19일 부산에 사는 대학생 하소희(22)씨는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부산시에서 주최한 ‘24초 스냅무비(Snap movie) 영화제'에서 2등에 오른 것. 하씨는 올해 여름 부평시장, 보수동 책방 골목, 영화의 전당, 송상현 광장, 황령산 봉수대 등을 돌며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들을 사진은 물론 동영상으로도 기록했다. 영상은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스마트폰 무비메이커 앱 ‘스냅무비’로 촬영했다. 스냅무비는 24초 분량의 동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씨는 “스냅무비는 여러 장소에서 찍은 다양한 장면을 쉽게 편집할 수 있어 좋다”며 “요즘은 여행을 즐길 때나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길 때, 사진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고 생동감 넘치는 동영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짧은 동영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동안 SNS 등에서 일상을 공유하던 기존의 방식이 글과 사진이었다면, 동영상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지난 7, 8월 ‘스냅무비 영화제’를 연 부산시의 감형주 온라인 마케팅 주무관은 “올해 시범적으로 시행된 이번 행사는 내년부터 ‘부산시 유튜브 스마트폰 광고제’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촬영과 편집을 도와주는 스마트폰 무비메이커 앱 덕분이다.

하씨가 사용한 스냅무비는 지난 2월 한국기술교육대 졸업생들이 개발했다. 1~3초 단위로 촬영 옵션을 설정해 최대 스물네 장면(영상의 최대 분량이 24초)을 한 편의 영상에 담을 수 있다. 21개의 배경음악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으며, 필터와 오버레이를 이용해 다양한 효과도 넣을 수 있다. 무비메이커 앱의 효시 격인 ‘로드무비’와의 차별성은 셀카 촬영 기능.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00만 건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스냅무비에 앞서 지난 2012년 11월 출시된 로드무비는 지난해 국내에 ‘24초 동영상’시대를 열었다. 일본 혼다 모터사이클이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개발한 이 앱은, 홍보용 영상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가 됐다. 출시 당시 아이폰 사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기본적인 기능은 스냅무비와 같지만, 사용할 수 있는 배경음악은 14개로 차이가 있다.

‘24초 동영상’의 열기는 온라인 상의 뜨거운 반응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아이디 ‘fly_***’은 애완 고양이와의 일상을 찍은 영상을 카페에 공개하며 “요새 스냅무비에 빠져 매일 동영상 찍으며 놀고 있어요! 사진과는 또 다른 재미”라고 적었으며, ‘absin******’은 “기록하는 거 좋아하는 내게 딱인 어플”이라며 자신의 셀프 동영상과 집안 풍경을 찍은 영상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일상 공유의 방법이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확장되는 현상에 대해 “SNS나 블로그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최대한 드러내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사진보다 생생하고 효과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동영상은 매력적인 일상 공유의 수단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혜리 인턴기자(경희대 사회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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