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까지 바꿔 가며 비공개 회동 "결단해 주시면…" 양보 촉구
진상조사위 구성 등 진전 불구 일부 쟁점선 여전히 입장 차 커

여야가 세월호 참사 관련 법안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여야 원내대표는 22일 오찬 회동을 통해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범죄수익은닉규제ㆍ처벌법 등 일명 ‘세월호 3법’을 이달 말까지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세월호법 입법을 위해 여야가 함께 구성한 태스크포스(TF)팀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해 밤늦게까지 이견을 조율하면서 세월호 관련법의 연내 처리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여야, “세월호 3법 10월 말까지 끝내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첫 오찬 회동을 갖고 이 원내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당초 합의대로 세월호 3법을 10월 말까지 처리키로 다시 의견을 모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우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주례회동에서 국민안전특위 설치 등에 합의한 뒤 하루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회동은 막판 장소까지 변경해가며 비공개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회동에 배석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3법을 이달 말까지 처리하자고 다시 한번 얘기하는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도 “3개 법은 10월까지 처리하고, 예산심사를 앞둔 정기국회 운영에도 여야가 잘 협조하자고 했다”고 가세했다.
여야 세월호법 TF는 이날 2차 회의를 밤늦게까지 이어가며 특별검사 후보군 추천 과정에서 유가족이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안 등 남은 쟁점을 놓고 접점을 찾는데 머리를 맞댔다. 이날 마라톤 회의에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위원장 선출 방식 등의 세부 내용 등에 대해서는 이견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 재난관리 혁신안…세월호 3법과 연계
하지만 곳곳에서 기싸움과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등 샅바싸움도 치열했다. 세월호법 TF를 이끌고 있는 새누리당 주호영ㆍ새정치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회의 시작 전부터 서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백 의장이 모두발언부터“논의 할 날이 별로 없으니까 마무리 해야 하지 않겠어요. 결단만 해주시면…”이라는 말로 새누리당을 압박했고 주 의장은 “새정치연합이 결단을 해주셔야지…”라며 곧장 맞받았다.
이날 마라톤 회의에서도 특검 추천에 유가족 참여를 보장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구체적 참여 방식을 놓고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법 TF 소속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은 “유족 참여 방안은 어떻게든 여기서 결론이 날 것”이라며 “피해자 지원이나 배ㆍ보상 문제는 전혀 논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세월호법과 관련해 일부 쟁점에서 여전히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협상 타결 전망이 그리 나쁘진 않다. 특히 정부ㆍ여당으로서는 해양경찰청 폐지를 골자를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관철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세월호법과 관련해 어느 정도 양보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백 의장은 “세월호법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지켜져야 한다”며 “정부조직법은 정부가 책임지고 하는 일인 만큼 우리가 발목을 잡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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