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79)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45) 전 부사장이 형 조현준(46) 사장을 수백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7월에도 조현준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 2곳의 대표를 1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고발했었는데, 이번에는 형을 직접 피고발인으로 명시했다. 효성그룹 ‘형제의 난(亂)’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계열사 주주로 있으면서 회사 수익과는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각 법인들에 수백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조현준 사장과 전ㆍ현직 임원 등 8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전날 고발했다. 고발장에 적시된 조현준 사장의 총 횡령액은 165억원, 배임액은 300억원대에 이르며, 관련 계열사는 노틸러스 효성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 인포메이션 등 3곳이다. 이와 별도로 500억원대 배임 미수 의혹도 제기됐다.
고발장에서 조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은 그 동안 본인에게 사내 불법을 뒤집어 씌우려 했다”며 “특정 개인들이 기업을 사금고로 이용하는 불법행위는 근절돼야 하며, 이번 고발이 비리를 끊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부장 장기석)에 배당, 지난 7월 고발 사건과 병합해 수사토록 했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 측은 “고발된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룹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몸담았던 회사는 물론, 임직원과 형제들에 대한 고소ㆍ고발을 남발하는 게 안타깝다”며 “당시 자신도 경영진의 일원이었으며,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왜곡된 주장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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