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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노하우로 도전해 볼까, 문화·의료·음식… 무궁무진

입력
2014.10.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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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에 이달 초 개장한 뽀로로파크, 요금 한국의 두 배이지만 문전성시

한국식 서비스업 성공에 이정표, 중국 서비스업 개방 확대도 기회

뽀로로 파크가 입점한 스타라이트플라자의 전경 모습. 아이코닉스 제공
뽀로로 파크가 입점한 스타라이트플라자의 전경 모습. 아이코닉스 제공
아이코닉스가 이달 초 중국 충칭에 문을 연 캐릭터 테마 놀이시설 '뽀로로파크'에서 어린이들이 바이킹 모양의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이코닉스 제공
아이코닉스가 이달 초 중국 충칭에 문을 연 캐릭터 테마 놀이시설 '뽀로로파크'에서 어린이들이 바이킹 모양의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아이코닉스 제공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는 이달 초 중국 충칭(重慶) 시내 ‘스타라이트플라자’에 뽀로로 캐릭터 놀이시설 ‘뽀로로파크’를 열었다. 5월 개장한 베이징(北京) 1호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뽀로로파크는 입장료(약 3만4,000원)가 한국의 2배 수준인데도 평일에는 평균 1,000명, 주말에는 2,000명이 찾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병규 아이코닉스 중국법인 대표는 22일 “서부 내륙 지방이 베이징, 상하이(上海)에 비해 어린이를 위한 놀이 문화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반응이 더 뜨겁다”며 “중국 현지업체에 라이선스를 주고 10%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 동안 방영권이나 캐릭터 상품 판매 등에 초점을 맞췄던 뽀로로를 가족용 문화콘텐츠, 유아 어린이용 교육콘텐츠 등 각종 문화 서비스 산업의 대상으로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코닉스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도시화 정책에 맞춰 2015년까지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川), 톈진(天津), 다롄(大連) 등 중국 내 대도시 10곳의 쇼핑ㆍ위락 단지에 뽀로로파크를 열 계획이다.

중국의 서비스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올해 3월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서비스 시장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문화사업 인터넷 통신서비스 소비재 연구개발(R&D) 물류 보건의료 법률 금융리스 등 거의 모든 서비스 관련 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SPFTZ)’ 사업을 확대해 서비스 시장의 문을 더 열겠다는 것이다. 올해 서비스업 증가 목표치를 8.3%로 설정했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사업단장은 “중국 정부는 서비스업과 첨단 제조업의 융합 산업까지 집중 지원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 확대 범위는 무궁무진하다”며 “한국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다양한 관련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했고, 한류라는 좋은 분위기까지 등에 업는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 의료기관들이 ▦재활의학과 ▦성형 및 피부미용 ▦소아과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중국 의료서비스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의료시장 규모를 지금의 5배인 1,400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국내 최대 노인전문병원 보바스기념병원은 내년 3월 중국 장쑤(江蘇)성 이싱(宜興)에 오픈 예정인 526병상 규모의 재활전문병원과 440병상의 최고급 요양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중국 측 사업자인 종따디찬(中大地産)그룹으로부터 컨설팅수수료, 위탁운영수수료, 브랜드사용료 등을 받는다. 또 내년 6월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에 문을 열 ‘옌타이-보바스 리합 종합병원’에 대해서도 중국 사업자 루브-파마 그룹으로부터 컨설팅수수료 60만달러에 5년 동안 브랜드사용료(10만달러), 운영수수료(매출액의 7%)를 추가로 받는다. 김동하 상무는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가 2억명이 넘을 만큼 고령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노인 요양이나 재활관련 시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의료 시스템은 낙후돼 있다”며 “미국, 일본의 의료기관들은 너무 높은 값을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가격 대비 운영 노하우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시장 진출의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중국에 진출한 한국 병원은 대부분 성형외과와 피부과였지만 최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들도 건강검진센터 등을 통해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통신 서비스 시장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KT는 지분을 투자한 옴니텔차이나를 통해 차이나모바일 등에 통화연결음, 이모티콘, 게임 등 모바일 부가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지난해 19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전자책, 모바일 광고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KTH(게임), KTDS(스마트솔루션) 등 계열사의 중국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국 프랜차이즈의 선전도 눈에 띈다. 현재 상하이에는 ‘떡잔치’를 비롯해 ‘핫보이즈’, ‘이코우’, ‘신당동’, ‘까오푸치’ 등 한국 즉석 떡볶이 브랜드만 5개가 중국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중심가에 수 십 개의 매장을 열고 인기 몰이 중이다.

그러나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뜻. 아직까지 중국 서비스업 진입 장벽은 높고 복잡하다. 지난해부터 상하이와 항저우(杭州)에 10개의 떡볶이, 비빔밥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인 핫 보이스의 손문섭 대표는 “상하이 시내라도 어느 동네냐에 따라 관련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허가 관련 서류 종류가 천차만별”이라며 “위생 보건 행정 등 각종 감독 기관과 관계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가게 문을 몇 달씩 열지 못한 채 비싼 임대료만 날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서비스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보니 요리 레시피, 직원들의 서비스 매너 교육 등 하나의 매뉴얼을 만들어 여러 매장에 활용하려 해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바스 병원의 김동하 상무는 중국 시장과 파트너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지금까지 많은 한국 의료기관이 중국 측 파트너 사에 대한 정보 없이 직접 투자를 했다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고 우리 역시 직접 투자 보다는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를 위주로 하면서 중국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며 “개별 기업이 많은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 정부가 나서 제공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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