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해지 위약금 약정 대신 기본요금을 낮춰주는 ‘순액요금제’를 출시한다.
KT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 따라 이용자의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이르면 12월 순액요금제를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순액요금제는 가입 시 일정기간 이상을 사용하겠다고 약정할 경우 매달 요금에서 할인해 주던 금액만큼을 기본료 자체에서 빼주는 것으로, 애초에 약정 조건이 없어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현재는 KT 이용자가 24개월 이내 해지 시 두 가지 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 하나는 가입 지원금으로 불리는 ‘단말기 보조금’이고, 또 하나는 ‘요금 할인’이다. 이 중 KT가 순액요금제로 없애겠다는 것은 요금 할인 위약금이다.
예를 들어 기본료가 6만7,000원인 ‘완전무한67’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이용자는 매월 1만6,000원을 할인받는다. 그 대신 2년 내에 해지하면 그 동안 받은 할인액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만약 가입 후 6개월 내 해지할 시 매월 할인 받은 1만6,000원의 6개월치인 9만6,000원을 지불하는 식이다. 그런데 순액요금제에선 이런 조건 없이 처음부터 5만1,000원에 제공한다. 그러나 순액요금제로 가입하더라도 그와는 별개로 단말기 보조금은 해지 이후 남은 기간에 대한 차액을 반납해야 한다.
KT는 순액요금제 출시로 복잡한 요금구조가 단순화돼 이용자 혼란이 줄어들고 체감 혜택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요금제를 쓰던 이용자들 역시 자유롭게 순액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택권 보장은 물론 매년 약 1,500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가 이 같은 요금제 개선책을 내놓으면서 곧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보완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장 부담이 큰 단말기 대금과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위약금 때문에 사실상 2년 내 해지하는 이용자는 드물어, 이 같은 요금제에 통신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이상 이용자의 경우 기존처럼 매달 요금 할인을 받는 것이나 기본료가 낮아지는 것 모두 내야 하는 요금은 똑같다”며 “결국 휴대폰을 자주 바꾸는 일부 이용자들만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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