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됐던 중국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 천쯔밍(陳子明)이 21일 베이징에서 62세로 췌장암으로 숨졌다.
상하이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한 천은 1970년대 중국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뒤 약 40년 동안 민주화에 앞장서왔다. 76년 4ㆍ5 민주운동과 79년 베이징 시단(西單) 민주의 벽 사건’등에 관여했고 톈안먼 시위 당시 배후 인물로 지목돼 체포됐다. 91년 징역 13년 형을 선고 받고 2002년까지 복역하는 등 여러 차례 감옥 행을 감수하면서도 헌정 정치 요구 등 민주화 운동을 지속해 왔다.
공학도 출신임에도 80년대 중국정치행정과학연구소와 베이징사회경제과학연구소를 잇따라 설립하기도 했다. 88년엔 경제 주간지 경제학 주보를 인수해 자유파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로 키웠다. 경제학 주보는 당국에 의해 폐간됐으나 천은 독일 공영라디오 도이치 벨레 등 해외 매체에 중국 정치에 대한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해 왔다. 천은 지난 1월 암 치료를 위해 부인과 함께 미국 보스턴으로 출국했다가 돌아왔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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