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세계 정상급 센터...삼성화재와 첫 경기서 43득점
OK저축은행 일약 우승 후보로
경기 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레오보다 무서운 선수" 혀 내둘러
김호철(59) 현대캐피탈 감독은 OK저축은행 시몬(27ㆍ라이트)의 데뷔전을 본 뒤 혀를 내둘렀다. “레오(24ㆍ삼성화재)보다 무서운 선수다. 점프력이 대단한 레오의 블로킹 위해서 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나왔다. 시몬이 이번 시즌 V리그 코트를 평정할 기세다.
시몬은 21일 안산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양팀 최다 43점을 뽑아냈다. 26점에 그친 레오를 압도하면서 새로운 ‘쿠바 특급’의 등장을 알렸다.
삼박자를 갖췄다.
시몬은 206cmㆍ115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지녔다. 2005~10년까지 쿠바 국가대표로 활약한 세계 정상급 센터다. 2010년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베스트 블로커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1부 피아첸차에서 활약하며 2014 클럽 챔피언십에서 베스트 미들 블로커를 차지했다.
시몬은 OK저축은행에서 포지션을 변경했다. 센터에서 라이트로 자리를 옮겼다. 시즌 전 새 포지션에 대한 적응 문제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시몬은 삼성화재전에서 폭발적인 점프력과 블로킹 타이밍을 자랑했다. 높이도 뛰어나지만 빠른 스윙이 돋보였다. 그는 삼성화재와의 데뷔전에서 서브 에이스 6개, 센터 출신답게 블로킹 3개를 잡아냈다. 공격 점유율 61%, 공격 성공률은 60%나 됐다.
측면 공격수로 변신을 했지만 큰 약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후위공격도 13개나 성공시킬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적응력도 넘버원
김호철 감독은 “레오는 시몬과 맞대결을 펼친 뒤 웃음이 사라졌다. 체력도 약해 보이지 않았다. 물건이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막을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베테랑 센터 고희진(34)은 시즌 전, 시몬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우리끼리 농구를 하는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미국)이 온 꼴”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시몬은 삼성화재전을 마친 뒤 김세진(40) OK저축은행 감독에게 달려갔다. 자신을 믿어준 김 감독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했다. 그의 친화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 감독은 시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뭐든지 하겠다는 자세를 칭찬했다. 시몬은 훈련을 할 때도 팀 구호인 ‘앞으로’를 먼저 외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인사성도 밝고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수비 훈련도 꾀를 부리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포지션에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시몬이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배구팬들에게 보여줄 것이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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