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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합형 교육과정 마무리 잘해야

입력
2014.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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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ㆍ이과 통합형 교육을 핵심 골자로 하는 새 교육과정에 대한 총론의 주요 사항이 공개됐다. 문ㆍ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을 공통과목으로 하여 교과 편식주의를 극복하고, 나아가 우리 학생들을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ㆍ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근본 취지이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새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내용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인문학적 소양 강화다. 오늘날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객관성 강조, 정답의 요구 등으로 인간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게 이뤄질 여건이 미흡하다. 그래서 세상과 사회를 보는 안목과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인문ㆍ사회ㆍ과학에서 배운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배운 내용을 가치 내면화시켜 인성을 함양하고 전인교육을 구현하려는 정신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공통 교육과정과 선택 교육과정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사회 문제는 여러 학문 분야 지식의 통합적 활용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교과에 대한 공통 소양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진로 결정과 대학진학 준비 등을 위해 선택 교육과정도 동시에 요구된다.

문ㆍ이과 통합형 새 교육과정은 이 같은 공통 교육과정과 진로 설정, 대학 준비를 위한 선택 교과목의 재구조화 및 이수 경로를 정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고교 교육목적은 국민의 기초 교양 함양과 개인의 특성이나 능력에 따라 그 목적과 내용을 특수화시킨 전문교육을 동시에 기르고자 하는데 있는데, 공통 교육과정과 선택 교육과정의 균형은 초ㆍ중등교육법에 규정된 고교 교육목적에 부합하는 형식으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과 소프트웨어 교육 및 안전교육의 강화를 꼽을 수 있다. 학생들이 향후 문ㆍ이과 분야 진로와 관계없이 과학적인 소양 함양을 위해 학생이 일생 동안 알아야 할 공통의 과학기술 기본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과학의 공통단위를 국어 영어 수학보다 강화했다.

날로 급변하고 있는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컴퓨팅 사고력 및 소프트웨어 설계 체험 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창조 및 활용을 위한 기초소양 함양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는 정보관련 교과(실과) 내용을 기초소양 교육내용으로 개편하고, 중학교에서는 과학, 기술ㆍ가정 교과군에 정보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교에서는 정보 과목이 일반선택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최근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안전의식과 안전 기초소양 함양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초등학교 1~2학년 교육과정에 안전생활 교과를 신설해 연간 68시간을 이수하도록 했다. 소프트웨어와 안전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기본생활 습관화와 원활한 사회생활 영위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총론은 교과별 교육과정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거나 교과별 교육과정 개정에 적용되는 근본 취지를 일괄적으로 제시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각 교과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통해서는 해당 교과별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결정하고, 학년별로 조직하게 된다. 이런 교과 교육과정은 교과서로 구체화하여 교육현장에서 가르치게 된다.

이번에 마련된 총론을 토대로 개발에 착수하게 되는 교과별 교육과정은 2015년 9월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렇게 확정된 새 교육과정은 2017학년도부터 초등 1~2학년에 적용되고,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는 2018년 3월부터 적용된다.

교육과정 개정은 학습자가 도달할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 교육과정 총론의 가닥이 잡힌 만큼 남은 기간 막바지 교과별 교육과정 개정작업까지 잘 마무리 해 우리 교육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선진적인 교육과정이 탄생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박창언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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