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환자는 지금보다 최대 70% 많은 병실료를 내게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이런 내용을 담은 ‘장기입원 환자 본인부담 인상방안’을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복지부의 인상방안에 따르면 입원료 본인 부담률(20%)은 입원 기간에 따라 16~30일은 30%, 31일 이상은 40%로 오른다. 상급종합병원 6인실 기준으로 현재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병실료는 하루 1만60원이지만, 관련 시행령 개정으로 인상안이 도입되면 16~30일은 하루 1만3,580원, 31일 이후엔 하루 1만7,100원으로 오른다.
현재 입원료 수가는 ‘입원료 수가 체감제’에 따라 16일 이상 입원할 때 90%, 31일 이상은 85%씩 차감돼 환자의 입원이 길어질수록 병원 수익은 줄지만,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그대로여서 환자가 장기 입원하면 결국 본인 부담금은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했다.
입원기간에 따른 본인부담률 증가는 산정특례환자(본인부담률 5~10%)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중환자실 등 특수병상 입원환자, 희귀난치병 환자 등 의학적으로 장기입원이 불가피하거나 입원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는 경우는 제외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16~30일간 입원 건수는 77만3,000건으로 전체 입원 건수 705만6,000건의 11%를 차지했다. 31일 이상 입원 건수는 31만3,000건으로 전체의 4.4%였다. 우리나라의 환자 1인당 평균 입원 일수는 16.1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4일에 비해 2배 가량 되고, 일본(31.2일)에 이은 2위다.
복지부 관계자는 “세부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 개선안을 조정한 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정심에선 이날 재정 낭비 요인이 있거나 개편이 정체된 ▦요양병원 수가 ▦혈액투석수가 차등제 ▦입원환자 식대 수가 ▦간호등급제 산정기준 ▦취약지 산부인과 수가를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요양병원 수가는 일당 정액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장기 입원 환자가 많고, 이 때문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매년 25%씩 늘어나는 등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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