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파동·부정경선 사태 이후 진보정당에 부정적 시선 여전
정의당이 21일로 창당 2주년을 맞았다. 종북ㆍ패권주의 논란을 자초한 통합진보당과 다른 ‘진보적 대중정당’을 표방하며 출범한지 2년이 지났지만 ‘국민적 신뢰 회복과 존재감 부각’이란 숙제는 여전하다.
정의당은 이날 국정감사 일정과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기념식을 생략하고 천호선 대표가 진행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과 삼행시 공모 등으로 갈음했다. 앞서 천 대표는 창당 2주년을 하루 앞둔 20일 상무위원회의를 통해 “진보의 혁신을 통해 진보를 더 크게 재편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며 2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심상정 원내대표도 “선명한 비전으로 당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면서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당을 확대 개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진보의 혁신과 재편을 강조한 것은 진보정치의 위기가 그만큼 깊기 때문이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부정경선 사태로 통합진보당에서 분리돼 나온 정의당은 올해 초 당 상징 색을 노란색으로 교체하고 로고와 메인 슬로건을 바꾸는 등 이미지 쇄신에 부심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발생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 사건 등으로 진보정당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져 아직까지도 활로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의당은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진보의 독자 생존’을 선언했지만 단체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13일부터 5일간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당 지지율은 3.3%에 머물렀다.
천 대표는 이날 한 언론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이후 2,500명이 자발적으로 당에 가입했다”며 “의제 주도성 강화와 당의 브랜드 정책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당적인 실천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등 스타 정치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등을 통해 당 인지도 높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의당이 이념적 스펙트럼에 매몰되지 않고 소득불평등 심화 등 사회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거대 야당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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