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미국에서도 통할 것"
부상 우려에도 ‘낯선’ 고속 슬라이더를 던져야 했던 이유는 체인지업 때문이었다.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21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2년차 생활을 되돌아 봤다. 그는 “내년에도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 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200이닝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의 위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체인지업이 작년 보다 약해진 느낌이 있었다. 체인지업을 던져 안타를 맞는 빈도수가 늘었다”며 “내년에는 체인지업을 좀 더 신경 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6~7월 체인지업이 아닌 고속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썼다. 직구 보다 불과 6~8㎞ 느린 공에 빅리그 강타자들이 꼼짝없이 당했다. 그러나 8월부터는 고속 슬라이더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엉덩이와 어깨 부상을 당하자 “새 구종 탓에 몸에 무리가 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류현진은 이에 “고속 슬라이더와 부상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도 “특별한 이유는 없다. 경기를 하면서 갑자기 통증을 느낀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다만 “슬라이더는 예전에 던졌던 식(134㎞안팎)으로만 던져도 충분하다고 본다. 고속 슬라이더는 처음엔 잘 들어갔지만 점차 구위가 떨어지더라”며 “예전 같은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인지업만 잘 들어간다면 굳이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류현진은 동갑내기 강정호(27ㆍ넥센)에 대한 속내도 드러냈다. 강정호는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한다. 유격수로는 사상 첫 40홈런을 넘긴 만큼 당장 빅리그에서 주전 내야수로 뛸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크다.
류현진은 “팀 선수들과 빨리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정호는 미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것이다.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내가 볼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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