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재웅, 공포의 왼손 스페셜리스트
LG 신재웅(32)은 팀에 보물 같은 존재다. 왼손 타자가 즐비한 NC를 맞아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다. 특히 시속 140㎞ 후반대를 거뜬히 찍는 묵직한 직구는 그 동안 마땅한 왼손 불펜이 없던 LG에 보배다.
신재웅의 야구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2005년 LG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2006년 한화를 상대로 9회 1사까지 노히트 피칭을 했다. 비록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 놓고 안타를 허용했지만 끝까지 던져 완봉승을 따냈다.
하지만 이듬해 LG가 박명환을 영입하며 보상 선수로 두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07년 훈련 중 어깨를 크게 다친 이후 공을 뿌리지 못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리고 2008년 말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1년 소집 해제 이후 프로의 문을 두드려 LG에 신고 선수로 재입단했다. 절실함을 품고 2012년 1군에 진입한 그는 조금씩 입지를 다졌고 올 시즌 불펜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했다. 신재웅은 4위 싸움이 한창인 정규리그 마지막 10경기 가운데 9경기에 등판했다.
사파초등학교와 신월중학교, 마산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고향에서 치러진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힘껏 공을 뿌렸다. 1차전 때는 1.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를 찍었다. NC 나성범은 신재웅의 공에 대해 “정규시즌보다 더 빨라진 느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신재웅은 “원래 신인 때에도 140㎞ 중반 이상의 공은 던졌는데, 2007년 어깨를 크게 다친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돌아왔더니 공이 말을 잘 듣지 않더라”면서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자신의 구위가 좋아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후 선발로 뛰다 보니 힘을 분배할 필요도 있었는데 올해 감독님께서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꾼 것과 맞물려 몸 상태까지 만들어져 100%로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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