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어떻게 백악관을 점령했나
‘백안관에서 대통령은 사라져도 골프는 사라지지 않는다.’
골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것은 제27대 대통령(1909~13년) 윌리엄 태프트부터다. 골프는 이후 미국 정치의 심장 백악관에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백악관 골프 코스는 정치ㆍ산업계 수장들의 미팅 장소가 됐고, 대통령들 역시 골프를 ‘리더들의 스포츠’로 여겼다.
CNN은 20일 최근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이 골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비판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역대 미 대통령 중에는 오바마 뿐만 아니라 골프에 열광했던 수많은 대통령들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이들과 얽힌 골프 비화들을 전했다.
대공황으로 골프를 멀리했던 허버트 후버, 스포츠를 그다지 즐겨하지 않았던 해리 트루먼과 지미 카터를 제외하고는 20세기 이후 18명의 대통령들은 모두 백악관에서 골프 클럽을 손에 쥐었다.
‘백악관 골프’를 공식화한 태프트는 뚱뚱한 체격 때문에 다른 스포츠를 할 때 지역 언론들의 비웃을 샀다. 하지만 골프를 할 때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태프트보다 한 술 더 떴다. 그는 겨울에도 눈 속에서 골프를 연습하기 위해 골프공에 페인트칠을 하기도 했다. 윌슨은 1921년까지 8년간 백악관에 머물면서 1,000라운드나 쳤다. 심지어 둘째 부인을 만날 때도 골프를 쳤는데 나중에 이 여인은 미국에서 골프를 처음 친 여성이 됐다.
이 외에도 조지 W 부시는 주변을 의식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 때 골프를 자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골프광 빌 클린턴은 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의 프로골프(PGA)투어를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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