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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마시며 연극 관람, 문래동 불탄집 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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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마시며 연극 관람, 문래동 불탄집 아곤

입력
2014.10.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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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그룹 아곤의 골목길 극장 ‘리투아니아’개막…예술이 숨쉬는 골목길/ 2014-10-21 (한국스포츠)/2014-10-21(한국스포츠)
프로젝트 그룹 아곤의 골목길 극장 ‘리투아니아’개막…예술이 숨쉬는 골목길/ 2014-10-21 (한국스포츠)/2014-10-21(한국스포츠)

멋지게 차려 입고 비싼 입장권을 사야만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연극 한 편을 보기 위해선 반드시 대학로로 나가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골목가에 위치한 불탄 집 아곤에 들어선다면 편안한 옷차림에 가벼운 슬리퍼를 신고서도 충분히 문학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골목길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가슴 한 켠에 뭉클한 감동을 안을 수도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철공소 등이 어우러진 길목 중간에 위치한 문래동 불탄집 아곤에서 27일부터 11월 22일까지(화~토 오후 8시) 연극 리투아니아(연출 방우호)가 공연된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지배 아래 있던 리투아니아를 배경으로 한 희곡이다. 영국 서정시인 루퍼트 브루크는 한 가정이 물질적 궁핍을 겪으면서 발생되는 인간의 탐욕과 도덕성 부재, 인성 파괴 등의 모습을 묘사했다. 인간이 갖게 되는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 물질에 대한 욕망이 낳은 처참한 결말을 통해 오늘날의 삶과 사람, 관계를 되돌아 보게 한다.

문래동 골목길에서 막을 올리는 리투아니아는 여느 연극과는 다르다. 무대 대신 불탄집 아곤이란 공간을 통째로 이용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앴다. 1만 5,000원짜리 입장권에는 맥주 값까지 포함된다. 불탄집 아곤, 수상한 국밥집, 프로젝트 그룹 육감, 성우 김두희, 미디어코리아 등 후원자의 면면도 독특하다. 이런 차이는 연극 리투아니아가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감성을 나누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를 기획한 프로젝트 그룹 아곤은 ‘문화예술로 행복을 추구하자’ 라는 목표로 문화 ㆍ예술을 발굴하기 위해 모인 창작 단체다. 각지에서 모인 문화예술가들은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하고, 관객들은 맥주를 마시며 편하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서로의 문턱을 낮췄다.

리투아니아 연출자 방우호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새로운 연극을 해 보고 싶었다. 독특한 분위기에 맥주를 마시며 보는 연극, 관객과 가장 따뜻한 거리를 유지하며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연극을 만들고자 했다. 연극, 음악 등 예술은 삶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다. 리투아니아를 통해 많은 이들과 소중한 감정을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연극 리투아니아는 공연장 좌석 관계로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다.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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