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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중국 주도 AIIB 긍정 검토" 참가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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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중국 주도 AIIB 긍정 검토" 참가로 가닥

입력
2014.10.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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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주내 준비 각서 서명" 최대 무역국 요청 거부에 한계

한국만 수락하면 흥행 대박, 中 서한 러브콜… 美는 유보 요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경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민대회당에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경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민대회당에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주도해 2016년 초 발족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호주 정부가 사실상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 낙후지역 인프라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이 기구에 대해 미국, 일본은 국제금융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속셈이 담겼다며 부정적이다. 하지만 동남아ㆍ서남아, 중동 국가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출범에 힘이 실리느냐 마느냐는 중간쯤에 있는 호주나 한국의 참가가 좌우할 상황인데 호주가 참가 의사를 굳힌 것이다.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AIIB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금주 안에 창설 준비 각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AIIB 관련 각서는 구속력이 없어 “아직 참가 최종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참가 확정이나 다름 없다. 호주가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자국과 최대 무역국인 중국의 요청을 거부하기 곤란하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에서 제5회 AIIB 설립준비회의를 열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AIIB 초대 총재 후보로 알려진 진리췬(金立群)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도 참석했다. 진 회장은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을 지냈고 2003년부터 5년여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맡았다. 회의에서는 동남아, 중동을 중심으로 모두 21개국 대표가 참석해 AIIB 설립과 관련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의 초안에 서명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동남아 순방 중 제안한 것으로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대한 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아시아의 인프라 낙후를 지적하며 AIIB 출범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중국이 참가를 요청하는 국가는 한국과 호주를 포함해 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다.

중국으로서는 호주까지 가입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한국만 참여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중국이 확답을 미루고 있는 우리 정부에 최근에도 서한을 보내 발족 전까지 가입 의사를 밝히면 창립 회원국으로 인정해주겠다고 제안까지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AIIB의 역할이나 이념, 의사결정 구조의 불투명 등을 이유로 출범을 경계하는 미국은 한국의 가입을 적극 말리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연내 가입 유보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 7월 “인프라 투자개발을 위한 세계은행(WB)과 ADB가 이미 있다”며 한국은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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