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강행군 전자랜드, 이현호 3점 한 방으로 활짝
인천 전자랜드는 집 떠난 지가 오래다. 2014 아시안게임에다 장애인 아시안게임까지 대회가 줄줄이 안방에서 열린 탓이다. 전자랜드는 시즌 초반 무려 11경기가 원정 게임이다. 다음달 2일이 돼야만 울산 모비스를 인천으로 불러 홈 개막전을 치른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언제 삼산체육관에 있었는지 아련하다”고 말할 정도. 그러면서“2라운드가 돼야 홈 경기가 열려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매 경기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1라운드(9경기)에서 6승을 하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반 뒤쳐지면 한 해 농사가 힘들어진다는 메시지였다.
전자랜드가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5-79로 승리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18점을 기록했고 정병국이 17점, 이현호가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원정 강행군에도 전자랜드는 3승1패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1위 고양 오리온스(5승무패)와의 승차는 1.5경기다.
팽팽하던 승부는 경기 막판 갈렸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전자랜드는 3점슛을 성공시켰고, 삼성은 실패했다. 전자랜드가 81-79로 앞서던 경기 종료 1분33초 전. 삼성은 외국인 선수 키스 클랜턴이 실책을 하며 땅을 쳤다. 무리하게 공을 끌다가 가로채기를 당했다. 그런데 전자랜드도 같은 실수를 했다. 외국인 센터 테렌스 레더가 이동준에게 공을 뺏겼다.
승부처였다. 속공 찬스를 잡은 삼성이 역전할 기회였다. 그러나 이시준(삼성)이 던진 3점슛이 림을 맞고 튕겨 나왔다. 노마크 찬스였지만 살짝 방향이 틀렸다. 반면 전자랜드는 이현호가 3점슛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정영삼의 패스를 받아 지체 없이 던져 림을 갈랐다. 84-79. 점수차를 벌려놓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전자랜드는 토종 에이스 정영삼이 4점으로 부진하고도 정병국 이현호가 기대 이상의 화약을 했다. 이현호는 공격 리바운드도 3개나 잡아냈고, 3개 던진 3점슛을 모두 성공하는 등 내외곽에서 맹활약했다. 이에 반해 삼성은 신인 김준일이 11점 5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이면서도 이동준이 5점으로 묶인 게 뼈 아팠다. 잠실실내체=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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