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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와다 감독이 새겨 들어야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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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와다 감독이 새겨 들어야 할 말

입력
2014.10.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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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오승환(32ㆍ한신)이 “힘들다”고 하다니.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돌부처 입에서 “4일 연속 등판은 역시 만만치 않다”는 말이 나왔다.

2011년 8월이었다. 오승환은 2일 대구 삼성전부터 5일 부산 롯데전까지 연거푸 마운드에 올랐다. 5-3, 3-2, 2-0, 2-0. 모두 2점 차 이내의 경기였다. KIA와 정규리그 1위 다툼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 다른 카드는 생각할 수 없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승환을 연거푸 호출했다.

2010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4일 연속 등판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가급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 그래서 투혼이었다. 삼성은 결국 오승환이 책임진 4연승을 앞세워 1위 자리를 굳혔다. 나아가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 당시 오승환은 “당연히 팀을 위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힘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 클라이맥스시리즈(CS)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거듭된 연투에도 시들지 않은 돌직구가 일본 취재진을 사로잡았을 게다. 그는 히로시마와의 퍼스트스테이지 1~2차전,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 1~4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정규시즌 막판 5경기까지 포함하면 무려 11경기 연속 출격이다. 한신은 9년 만에 재팬시리즈에 진출했다. 오승환이 뒷문을 꽁꽁 걸어 잠그면서 가능했다.

하지만 역시나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 등판이 결정적이었다. 8-2로 앞서고 있는 마당에 굳이 마무리의 등판까지 필요했냐는 지적이다. 오승환은 앞선 경기까지 7.1이닝이나 연속해서 던졌다. 퍼스트스테이지 2차전에서는 3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날짜 상으로는 11~12일 등판, 이틀 쉬고 15~18일 연달아 마운드에 올랐다. 쉴 시간이 있었지만 오승환이 직접 밝힌 ‘만만치 않은’ 4일 연속 등판이었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일본 야구는 점수 차와 상관없이 모든 걸 쏟아 붓는다. ‘내일이 없는’ 야구다. 게다가 센트럴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날, 오승환에게 마침표를 찍게 하고도 싶었을 거다. 상징적인 마운드 운용이다.

그래도 무리는 무리다. 아직 재팬시리즈 1차전도 치르지 않았다. 최근 성적만 봐도 오승환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주는 게 궁극적으로 팀에도 이롭다.

오승환은 지난해 연투에서 그다지 재미를 못 봤다. 당일 컨디션, 심판 성향, 날씨 등의 변수를 고려해야지만 피장타율, 이닝당 출루율(WHIP)이 시즌 성적 보다 월등히 높았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48경기(51.2이닝)에서 피장타율 2할9푼5리, WHIP가 0.83이었다. 연투했을 때는 피장타율이 4할8푼, WHIP가 1.83까지 치솟았다. 쉬지 못했을 때 주자도 많이 내보내고 위협적인 타구도 많이 맞았다는 얘기다.

하루 쉬고 등판했을 때의 WHIP는 0.86이었다. 이틀 휴식 후의 WHIP는 0.77로 더 낮았다. 2011년 당시 사흘 연속 등판했지만 모든 경기에서 실점이 없었고, 2012년에도 같은 상황에서 또 한 번 끄떡 없던 오승환이지만, 작년에는 연투에 관한 경기 내용이 조금 달랐다. 와다 감독이 반드시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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