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속 베이징 마라톤 “뛰는 게 멍청하다고 느껴졌다”
자욱한 스모그가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뒤덮은 가운데 국제 마라톤 대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마스크 등을 쓰고 달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열린 제34회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스모그를 뚫고 도심을 달렸다. 이날 베이징의 스모그는 ㎥당 400㎍(마이크로그램)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 25㎍/㎥를 20배 가까이 넘는 수치다. 살인적으로 악명 높은 스모그 수치에 베이징은 마라토너들에게 가장 환영 받지 못하는 장소다. 실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41ㆍ에티오피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일부러 출전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주최측은 해외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베이징을 찾았기 때문에 대회를 취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신 공기를 걸러줄 수 있는 14만여개의 마스크를 준비했다.
중도 포기자도 속출했다. 영국에서 온 한 참가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회 조직위에서 나눠준 마스크 사진과 함께 “10km를 뛴 후 마스크를 봤는데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결정했다”며 “건강해지기 위해 이렇게까지 뛰는 게 멍청하다고 느껴졌다”는 글을 올렸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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