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는 20일 “세계지질공원 제주의 핵심명소인 만장굴이 위치한 지역을 아우르는 제주시 구좌읍 ‘김녕ㆍ월정 지질트레일’을 오는 25일 개통한다”고 밝혔다.
2010년 개통한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지질트레일과 올해 4월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ㆍ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에 이어 세 번째로 개발된 코스다.
이 지질트레일은 해안가 샘물인 ‘청굴물’을 비롯해 ‘게웃샘굴’, ‘궤네기굴’, ‘진빌레길’, ‘월정 무주포해안’, ‘투뮬러스 구조’, ‘성세기 해안’ 등을 거치는 전체 길이 14.6㎞로 조성됐다. 지질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걸으면 5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이 코스에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의 밭담이 잘 보존돼 있고, 해안선을 따라 돌을 쌓아 지은 고려시대 방어시설인 ‘환해장성’도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녕ㆍ월정 지역은 세계지질공원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만장굴과 당처물동굴, 용천동굴을 이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연결된 지역이다. 용암지형이 잘 발달된 이 곳 마을은 농경지가 부족해 예부터 농사와 어업을 겸하는 ‘반농반어’(半農半漁) 생활을 해왔다. 바닷가 빌레(너럭바위의 제주어)를 깨서 밭담을 쌓거나 바다를 밭으로 여기는 ‘바다밭’, 도새기(돼지의 제주어)를 잡아 신에게 바치는 김녕리 ‘돗제’, 월정리 ‘해신제’ 등 독특한 문화가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 같은 마을 문화특성을 활용해 지질트레일의 테마를 ‘바다밭, 빌레왓을 일구는 동굴 위 사람들의 이야기 길’로 정했다. 개통식에서는 김녕 돗제와 월정 해신제가 재연되며 세계지질공원을 음식에 활용한 ‘지오푸드’와 지질문화를 모티브로 한 숙박시설인 ‘지오하우스’ 등도 선보인다.
한편 지질트레일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지질명소의 학술적, 경관적 가치와 함께 이를 활용한 주변 마을의 문화, 설화 등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해 마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지역밀착형 관광상품이다.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주목 받고 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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