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정치 입문 2년을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다 서서히 움직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연일 '소통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자신에게 쏟아진 많은 지적 중 하나인 '소통 부재'의 이미지를 벗고 대선 주자나 당 대표가 아닌 '정치인 안철수'로 거듭나는 담금질을 시작한 신호로 읽힌다.
안 의원은 오는 31일 초선의원 모임인 '민초넷'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 대표 시절엔 시간적 여유도 없을뿐더러 불필요한 말이 나오는 것을 걱정해 의원들 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으나 앞으론 의원들 간 교류를 활발히 하며 당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모임엔 같은 초선인 문재인 의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두 사람 간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9일 "과거엔 당 대표에다 선거를 치르느라 일상적인 소모임을 제대로 챙길 수 없었고 계파갈등이 있다보니 그런 모임에 편히 갈 수 없었는데 지금은 그런 걸 떠나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 언론 접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안 의원은 최근 언론사별 연쇄 회동을 하고 있으며,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에겐 직접 문자 메시지까지 보내 '피드백'을 주고 있다. 한때 기자들 사이에서 '언론 공포증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란 평가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정치'를 내세울 때부터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메시지 전달력도 변화를 주는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최근 의원실 인력에도 변화를 주었다. 그동안은 상대적으로 정치 경험이 짧은 인사들로 보좌진 그룹을 운영해 왔는데 정치 현장 경험이 많은 서양호 전 김한길 공동대표 비서실의 부실장을 영입해 그간 부족했던 정무 기능을 보강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언론이나 정치인들과의 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경험을 참고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최근 비대위나 조강특위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것도 새출발의 뜻도 담겨 있다.
정대철 고문의 '신당론', 조경태 의원의 '당 해체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 의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지만 안 의원 측은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뜻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간 기능이 모호했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을 정책 연구 중심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당과의 거리 두기 행보의 하나로 21일 마감인 지역위원장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안 의원 측은 "실무진 선에서 서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위원장 신청까지 거부하면 안 의원의 행보에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고, 지역구 의원이 해당 지역위원장을 맡는 정당 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이런 해석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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