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공무 중 출장으로 쌓인 항공마일리지를 정부에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 출장비는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는 만큼, 항공마일리지 환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덕흠 의원(새누리당)이 기획재정부와 산하 4개청(국세청ㆍ관세청ㆍ통계청ㆍ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들 기관에서 지난 3년간 퇴직한 공무원 2,260명은 공무 중에 쌓은 항공마일리지 515만2,919마일을 반납하지 않았다. 보통 1,000원당 1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점을 감안하면 총 51억5,219만원어치에 해당하는 규모로 서울에서 유럽을 73차례, 동남아시아 128차례, 부산을 515차례 각각 왕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가운데 기재부에서 퇴직한 공무원은 100명으로 미반납 마일리지는 146만578마일이었다. 1인당 1만4,605마일을 챙긴 셈이다. 퇴직자가 1,538명으로 가장 많은 국세청의 경우, 회수되지 않은 마일리지는 198만8,799마일에 달했다. 이어 관세청이 퇴직자 357명에 93만9,179마일, 통계청이 176명에 52만2,027마일, 조달청이 89명에 19만2,336마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공무상 쌓인 항공마일리지를 퇴직 후 반납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사실상 양도가 힘들다는 입장. 이에 대해 박 의원실 관계자는 “공무로 사용되는 마일리지도 국민의 소중한 세금에서 나온 것이므로, 퇴직 시 잔여 마일리지만큼 퇴직금에서 공제하거나 환수 할 수 있게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정부부처도 기재부와 비슷한 실정이라고 감안하면 연간 1,300만 마일이 넘는 마일리지가 미반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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