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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동성애자 보듬기… 우리는 씨앗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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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동성애자 보듬기… 우리는 씨앗을 뿌렸다"

입력
2014.10.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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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에서 개최 중인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가 대회 최종일인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종보고서에 결혼과 피임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는 내용은 담겼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동성애 관련 부분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흰옷)이 이날 오전세션을 개회하며 기도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바티칸에서 개최 중인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가 대회 최종일인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종보고서에 결혼과 피임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는 내용은 담겼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동성애 관련 부분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흰옷)이 이날 오전세션을 개회하며 기도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일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가슴을 열게 해준다”면서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용기를 갖고 많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동성애 포용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 특별회의 종료 미사에서 지난 1960년대 가톨릭교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주재했던 교황 바오로 6세를 시복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참석한 이날 미사에서 주교 시노드를 거론하며 “우리는 지체하지 말고 항상 새롭게 하라는 교회를 인도하는 성령의 힘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무런 희망이 없는 많은 사람의 상처를 보살피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을 인용해 “조심스럽게 시대의 징후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시대의 점증하는 요구와 사회 조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 특히 주교 시노드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앞으로 (변화를 위한)논의는 계속될 것이며 숙성을 위한 1년의 기간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씨앗을 뿌렸고 내년 10월 시노드 회의 때까지 인내를 갖고 지켜보자”고 말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바티칸 2차 공의회를 통해 교회에서 라틴어 대신 현지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종교와 가톨릭 교회 간 관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이혼ㆍ재혼자도 영성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던 예비보고서 문구를 삭제하기로 한 18일 시노드 마지막 날 회의 연설에서 “이번 회의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교회의 분열이 있던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상상한다”면서 “하나된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교황의 임무”라며 단합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의 가톨릭 전문지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는 주교 시노드 최종 보고서에서 동성애자 문제 등이 제외됐지만, 교회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한 것 자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리며 그가 바라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권운동가들도 가톨릭 교단이 동성애자를 보듬는 데 실패한 점을 비판하면서도 주교들이 동성애 문제라는 ‘금기’를 직시하도록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력은 높이 평가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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