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보당국이 7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피격된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의해 격추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자국 의회에 말레이시아 항공 MH17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이 쏜 ‘부크’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했다고 주요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을 인용해 BND 국장 게르하르트 쉰들러가 의회 위원회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러시아제 방공미사일시스템을 손에 넣었고 이를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전했다. BND는 위성사진과 다른 자료들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이날 슈피겔을 인용해 쉰들러 국장이 앞서 8일 자국 의회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 조사 결과에 대해 보고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반군이 정부군의 한 부대에서 탈취한 ‘부크’ 미사일로 여객기를 공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사 소속 보잉 MH17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던 7월 17일 동부 도네츠크주 상공에서 외부 물체의 공격을 받고 추락해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후 약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사고 원인과 배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사고 직후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부크’ 미사일로 여객기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와 반군은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네덜란드 사고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예비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여객기가 외부에서 날아온 고(高)에너지 물체(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그러나 여객기를 공격한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