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도발로 군사적 긴장감 높여
2차 회담서 유리한 고지 선점 의도
靑 "예정대로 접촉" 입장 속 곤혹
북한이 이달 들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의도적으로 침범하고 대북전단에 총격을 가한 데 이어 비무장지대(DMZ)에서도 도발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군사회담을 요청하는 등 대화도 포기하지 않고 있어 잇따른 도발과 군사적 긴장 고조는 향후 2차 고위급접촉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다.
북한의 연쇄 도발은 긴장 고조 의도
북한군은 전날 강원 철원지역 비무장지대(DMZ)에서 군사분계선(MDL)인근까지 접근해 도발한 데 이어 19일에는 파주지역 DMZ에서 같은 유형으로 도발해 왔다. 이날 파주지역 DMZ에서 북한군 10여명이 최초로 식별된 것은 오전 8시10분으로 이들이 MDL로 접근하자 우리 군은 7차례의 경고방송을 했다. 오후 5시40분께 일부 인원이 MDL 선상까지 다가오자 우리 군은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했고, 곧바로 북측 GP로부터 총성이 들렸고 우리 군 전방초소(GP) 고가초소에서 북측이 사격한 2발의 피탄이 발견됐다. 아군은 오후 5시45분과 5시50분께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 GP를 향해 기관총 수십 발로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는 일은 그간 종종 있었고 이에 대한 우리 군의 경고사격도 수 차례 있었지만 북한군의 대응사격으로 총격전으로 이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때문에 지난 7일 서해 NLL 침범 당시 북한 함정의 대응사격과 대북전단을 향한 고사총 사격 등 최근 북한군의 잇따르는 강경대응과 같은 긴장고조의 의도성 속에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전날과 달리 이날은 아군의 경고사격에 대응사격에 나선 것도 긴장을 점차적으로 고조시키는 특유의 수법이라는 분석이다. 북한군이 종종 DMZ 내에서 아군 GP 등을 관측하거나 통로 개척 및 군사분계선 푯말 확인 작업, 정찰 등의 활동을 벌여 왔지만 아군의 경고방송이나 경고사격을 하면 돌아가는 게 보통이었다.
2차 고위급접촉 기선 잡기 관측
북한의 도발이 군사회담 직후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회담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관측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북한 최고위급 3인방이 인천 방문을 통해 2차 고위급접촉을 수용한 뒤 도발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긴장고조 의도는 회담을 앞둔 기선잡기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합참 관계자는 “정밀히 분석해야겠지만 1차적으로는 북한군이 DMZ에서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는 것과 더불어 남북 회담을 앞두고 회담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명분을 만들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남북 2차 고위급접촉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주철기 청와대 안보수석은 이날 “(고위급접촉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날 있었던 남북 오찬 확대회담에서 합의된 것으로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15일 군사회담 관련) 우리는 남북한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해왔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은 없었다고 보인다”며 “고위급 접촉이 지장 없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군사도발을 잇따라 감행함에 따라 정부로서는 수세적 입장에서 2차 고위급접촉에 임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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