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퇴장 불운에도 빛난 값진 호투
LG 선발 류제국(31)이 ‘헤드샷 퇴장’ 불운으로 포스트시즌 첫 승 기회를 놓쳤지만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되는 값진 호투를 했다.
류제국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초 선발 싸움에서 NC에 밀린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지만 류제국은 최고 시속 145㎞의 직구와 투심,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져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 막았다. 반면 NC 선발 이재학은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제국은 초반부터 폭발한 타선의 도움을 받아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8-1로 앞선 5회 상대 선두 타자 모창민을 상대하던 중 머리에 공을 맞혀 불의의 퇴장을 당했다.
류제국의 손을 떠난 시속 138㎞의 투심패스트볼은 모창민의 헬멧을 스치듯 지나가 포수 최경철의 미트 속으로 들어갔고, 최수원 구심은 이를 ‘헤드샷’으로 판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선수 보호를 위해 ‘투수가 직구로 타자의 머리를 맞히면 자동으로 퇴장시킨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 때 류제국의 투구 수는 63개였다. 5회는 물론 6회까지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투구 수였지만 눈 앞에서 승리 투수 자격을 놓쳤다. 류제국은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5.1이닝 동안 2실점(1자책) 역투를 했지만 야수진의 잇단 실책으로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류제국은 경기 후 “규정을 알고 있었는데 맞히려 한 것이 아니고 스쳤으니까 경고만 받을 줄 알았다”며 “(승리투수 내기를 걸었는데) 승을 못해서 (이)병규형과의 내기에서 졌다”고 웃었다.
그는 또 “퇴장 당하고 리즈를 원망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지난 시즌 LG에서 뛰던 리즈는 삼성전에서 배영섭의 머리를 맞혔고, 이로 인해 선수 보호를 위해 ‘헤드샷’ 퇴장 규정이 다시 생겼다.
류제국은 “지난해 1차전과 올해 1차전은 긴장감의 차이가 있었다”면서 “부담이나 긴장감은 작년이 더 컸다. 반대로 올해는 작년보다 성적이 안 좋아 더 편하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치님에게 언제든지 던지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몇 경기를 더 할지 모르기 때문에 4차전 등판도 팀에서 원한다면 대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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