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수록됐어도 허가 없이 참고서에 실었으면 저작권 침해"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이라 해도 저자의 허가 없이 참고서에 실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 작품이라 해도 저자의 허가 없이 참고서에 실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홍이표)는 동시작가 김경성(47)씨 등 문학가 11명이 출판사 중앙북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2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원고들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김씨의 동시 ‘할아버지 등 긁기’를 비롯해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18편이 자신들의 허가 없이 중앙북스의 참고서 ‘친절한 쌤 국어’ 3, 5, 6학년 편에 각각 실렸다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

이에 중앙북스 측은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고 정한 저작권법 28조를 근거로 원고들의 청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중앙북스가) 원고들의 저작물을 영리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한 것이므로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좁아진다”며 “저작권자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아니함에도 이용허락을 받으려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