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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에볼라와 싸움에서 지고 있다"

입력
2014.10.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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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로 지난 8일(현지시간)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모친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솔즈베리에서 18일 열린 추모예배 도중 눈물을 흘리자 어린 증손자가 닦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로 지난 8일(현지시간)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의 모친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솔즈베리에서 18일 열린 추모예배 도중 눈물을 흘리자 어린 증손자가 닦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17일 “국제적인 연대와 이 전염병이 세계 경제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에볼라와 싸움에서 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단체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 총재는 “에볼라가 서아프리카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어떤 손해를 끼칠 수 있는지 사람들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방은 자국 국경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와 싸우는데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에볼라가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조기에 차단되지 않고 주변국으로 퍼진다면 경제 피해 규모가 연내 74억달러(7조8,800억원), 내년 말까지 32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사회가 에볼라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는 있지만 실제로 유엔에 모인 에볼라 기금은 목표액의 37%에 불과한 상태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7일 에볼라 대응을 위해 10억달러(1조655억원)의 기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모인 기금은 3억7,7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OCHA는 “2억 1,700만달러가 추가 약정돼 있지만 현금이 아니라 약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도 자체 보고서를 통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에볼라 확산 차단 대책에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WHO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전문가들의 무능과 정보 부족 등으로 에볼라 창궐을 차단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전문가들이 허술한 국경과 붕괴한 보건 시스템을 가진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전염병 억지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WHO는 14일 현재 미국과 스페인, 서아프리카 5개국 등의 에볼라 감염자는 9,216명, 사망자는 4,555명이라고 17일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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