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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들도 "中서부 잡아라

입력
2014.10.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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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공장 등 70억弗 투자… 西安에 삼성쾌속도로·삼성城도 생겨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한 직원이 낸드 플래시 메모리(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아 주로 휴대폰과 카메라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한 직원이 낸드 플래시 메모리(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아 주로 휴대폰과 카메라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살펴보고 있다.

1,100여년간 중국 13개 왕조의 수도였던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남서쪽으로 징쿤(京昆)고속도로를 타고 30여분 정도 달리면 지붕 위에 ‘삼성’(三星)이란 빨간색 대형 글자판을 세운 요금소를 만날 수 있다. 시안시가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위해 새로 만든 톨게이트이다. ‘삼성 톨게이트’로 들어서면 곧 바로 고가도로가 이어진다. 신호 하나 받지 않고 공장 정문까지 갈 수 있는 3.7㎞의 이 고가도로 이름은 ‘삼성쾌속도로’이다. 공장이 위치한 곳의 지명도 아예 삼성성(三星城)으로 바뀌었다. 삼성이 무려 70억달러를 투자한 데 대한 시안시의 배려이다.

삼성이 여러 후보지 중 시안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은 것은 중국 중앙 정부의 지역 균형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한편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 특히 중서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아 주로 휴대폰과 카메라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전 세계 수요 중 50%가 중국이고, 최근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거 중서부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 결과는 삼성과 중국 모두에게 이로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올 8월 시안에선 삼성SDI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도 기공식을 가졌다. 또 삼성SDS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지하철자동검표시스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제일모직 패션부문도 이 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도 서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쓰촨성 쯔양(資陽)시에서 연산 15만대의 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쓰촨현대 신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청두에선 연산 1만 대 규모의 버스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인 중국의 현재 연간 수요는 420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서부대개발과 신형도시화 정책에 힘입어 2020년엔 530만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특히 베이징(北京)의 승용차 1~3공장에 이어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와 충칭(重慶)에 4,5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충칭강철그룹과 연산 300만톤 규모의 친환경 파이넥스(FINEX)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7월 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 중앙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잿빛 독성 스모그에 대한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의 대표적인 오염물질 배출저감 기술인 파이넥스가 중국의 노후 제철소를 친환경 제철소로 바꾸는 데 활용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충칭에서 반도체 후공정 생산법인 준공식을 가졌다. 28만㎡ 규모의 이 공장엔 2억 5,000만달러가 투자됐다. SK종합화학도 지난해 충칭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부탄디올(BDO)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SK는 2012년 이곳에서 리튬 배터리 양극재 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지화를 넘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전략이다.

CJ도 청두에서 이미 2002년부터 사료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CGV 영화관 2곳과 뚜레쥬르 점포 5곳의 문도 열었다. 또 쓰촨성 메이산(眉山)에서는 중국식 짠지도 생산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양산에 돌입한 한국타이어 충칭 공장도 계속 규모를 늘려 2017년엔 연간 1,200만본(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춘 500대 기업 중 쓰촨성엔 모두 270여개사, 충칭에는 200여개사가 진출한 상태다. 시안=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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