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 장관 3명 야스쿠니 참배
의원 110여명도… 아베는 공물 보내
일본 아베 내각의 장관 세 명이 18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했다. 참배한 장관들은 모두 최근 개각 때 새로 임명된 여성 각료들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장관,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담당장관, 아리무라 하루코 여성활약담당장관은 야스쿠니 신사 가을제례에 맞춰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각각 참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전날 화분 형태의 공물인 ‘마사카키’를 야스쿠니 신사에 보냈고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10여 명이 집단 참배했다.
다카이치 장관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국가의 존립을 지켜 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애도의 정성을 드렸다”며 “(한국 중국과)외교문제가 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마타니 장관은 “나라를 위해 귀한 목숨을 바친 영혼에 감사 드렸다”고 말했다.
아베의 오랜 측근인 다카이치 장관은 지난해 3월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 중 ‘침략’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문제제기했고, 지난 8월에는 고노(河野) 담화를 대체할 새로운 담화를 낼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야마타니 장관은 2012년 미국을 방문해 군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했고, 지난 6월에는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명)를 돌려받기 전에는 전후 체제가 끝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극우단체 관계자와 과거에 찍은 사진이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한편 최근 개각 때 합류한 또 다른 여성 각료인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장관은 자신과 관련된 정치단체의 허위 회계 문제가 불거져 곧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오부치 장관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이다.
문제가 된 것은 ‘오부치 유코 후원회’ 등 복수의 정치단체가 선거구 지지자들을 위해 2010년 등에 개최한 ‘공연 관람회’ 비용 처리다. 관람회 참가자들이 낸 회비 수입과 이들 정치단체가 극장측에 낸 지출 사이에 수억원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관련 기재가 아예 빠져 있어 차액을 정치단체가 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유권자 기부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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