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진과 이름을 무단으로 영업에 이용한 업체들에게 대신 합의금을 받아온 업체가 법적 권한 없이 초상사용권(퍼블리시티권) 관리를 대행한 것으로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이오영 판사는 연예인들의 초상권 침해를 적발, 합의금을 대신 받아주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퍼블리시티권 관리 계약’을 맺은 뒤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조모(51)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억4,000만원을 추징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씨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법률 업무를 대행하는 것은 불법인데도 초상사용권 관리 대행업을 명목으로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을 고용했다. 조씨는 연예인의 사진과 이름을 무단 도용한 온ㆍ오프라인 광고가 넘쳐나지만 연예기획사들이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이 사업을 시작했다. 조씨의 예상대로 다수의 연예기획사들이 계약을 체결했다.
조씨는 계약을 체결한 2012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가수 A의 선글라스’ 등 연예인 이름과 사진을 무단 게시한 온ㆍ오프라인 매장 업주들에게 ‘초상권 침해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초상권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합의서와 합의금 5억6,000여만원을 받아냈다. 조씨는 합의금을 주지 않는 업주들에 대해서는 연예기획사를 대신해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획사들은 받은 합의금의 30% 정도를 수수료로 건네 조씨는 496회에 걸쳐 1억4,000여만원을 챙겼다.
이 판사는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금액이 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조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