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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의 길 위의 이야기] 딱 한 사람

입력
2014.10.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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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열심히 SNS에 시구절을 올려?” 얼마 전에 한 친구가 물었다. “왜 네가 보기엔 이상해?” 되물었더니 친구가 부리나케 대답했다. “그거 보고 시집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한 사람이라도 사면 그걸로 족하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답을 하고 나니 저절로 대화의 맥이 끊겼다. 정적이 흐르는 사이, 우리 둘 다 한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친구는 SNS에서 시구절을 읽은 한 사람이 시집을 구입할까 망설이는 얼굴을, 나는 그 한 사람이 시집을 다 읽고 환하게 웃는 얼굴을. 한 사람과 한 사람은 과연 ‘한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 사연을 또다시 SNS에 올렸다. 그야말로 딱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고맙게도 내 글에 많은 분들이 답변을 해주셨다. 여기 한 사람, 저기 한 사람이 모이니 사람들이 되었다. 어떤 분은 내가 올린 시구절을 읽고 처음으로 서점에서 시집을 구입해봤다고도 했다. 뿌듯함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 찾아 들었다. 나는 언제 나타날지 모를 딱 한 사람을 무작정 기다리는 딱한 사람이었다가, 순식간에 시에 관심 갖도록 손 내미는 착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한 구절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한다. 한 사람이 한 구절을 읽고 반응하는 순간을 떠올린다. 손가락이 떨리고 자기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는 순간을. 한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조금 움직였을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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