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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체제로는 적성 찾을 기회 없어 교과를 12개로 세분화해 선택 폭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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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체제로는 적성 찾을 기회 없어 교과를 12개로 세분화해 선택 폭 넓혀야"

입력
2014.10.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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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도 5등급제로 단순화 필요"

한국교육개발원 정광희 박사
한국교육개발원 정광희 박사

2004년부터 ‘고교 정상화와 대학적격자 선발을 위한 고교-대학 연계 방안’을 연구해온 한국교육개발원 정광희 박사는 “점수에 맞춰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현실은 고교와 대학 교육 모두를 망치는 일”이라며 “고교 때부터 자신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교과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교-대학 연계과정의 구체적 방안은?

“지금까지 학생들은 수학점수에 따라 문ㆍ이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고른다. 고교 교육 과정이 단순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고교에서부터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다양화해야 한다. 지금의 문ㆍ이과 체제를 인문, 상경, 국제, 공학, 연극영화 등 12개로 세분화해야 한다. 수능 체계도 전폭적으로 바꿔야 한다. 대학들이 학생을 평가할 때 수능 점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5등급제로 단순화해야 한다. 평가 체제도 수능1과 수능2로 이원화해 수능1에서는 영어 수학 과학 등 공통과목을 평가하고 수능2에서는 선택과목 평가를 하도록 바꿔야 한다. 특히 수능2의 평가 방식을 서술 면접 등으로 해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평가해야 한다.”

-너무 급진적인 변화가 아닐까

“우리 사회는 교육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정부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교 교육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지만 시험문제 하나만 틀려도 등급이 달라지니 학생들은 공부에 호기심을 갖기 보다 정답 맞히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온 사회가 힘을 들여 학생들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없도록 가르치는 셈이다. 학생과 가정이 치르는 대가도 크다. 모든 아이들이 입시를 위해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자신의 시간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교육이 입시 위주라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행복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 수준이다.”

-가장 시급히 시행할 과제라면

“고교 과정이나 수능 운영을 정부가 관할하는 게 문제다. 정권에 따라, 대학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입정책이 수시로 바뀌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제3의 독립된 대입관리기구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런 기관이 대입제도의 중심을 고교-대학 연계에 두고 관련 정책들을 쌓아간다면, 현행 대입제도의 모순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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