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릴게. 좋은 건 공유해야지. 평생 불안에 떨며 살아.’
지난해 3월 1일 A(24ㆍ여)씨는 헤어진 남자친구 김모(38)씨로부터 휴대폰으로 이런 문자메시지와 자신의 나체 사진 20장을 받았다. 사진은 2012년 11월 김씨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캐나다의 호텔방에서 A씨가 잠이 들거나 다른 곳을 바라보는 틈에 찍은 것이었다.
2011년 여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지난해 1월 헤어졌다. 하지만 김씨는 다시 만날 것을 요구해 왔고 A씨가 계속 거부하자 급기야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A씨가 응답하지 않자 ‘내일부터 네 친구한테 전화하고 네 아빠한테 하루에 백 통씩 할까?’ 등 3월 13일까지 협박 문자를 계속 보냈다가 A씨의 신고로 수사를 받고 지난해 4월 기소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채승원 판사는 16일 김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 및 성폭력범죄 재범예방 교육 40시간 수강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채 판사는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 없고 피해자의 사진을 유포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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