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인망 어선 조업 재개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해상 순찰에 나선 해양경찰청 초계기(CN-235)에서 바라본 전북 군산 앞바다. 뱃머리에 붉은색 깃발이 선명한 중국 어선들이 많게는 50~60척씩 떼지어 우리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헤집고 다녔다. 소형과 중대형이 뒤섞인 중국 어선들은 무리 지어 조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그물을 내리고 조업 중이었다. 그 수는 수백척에 달했다. 중국 어선이 허가 없이 EEZ를 침범해 조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특히 중국 어선은 우리 어선보다 촘촘한 그물을 쓰기 때문에 어족 자원 씨를 말리고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초계기 기장 강두성 항공단장(경정)은 “해상 순찰시 저공비행을 해도 중국 어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조업한다”며 “중국 어선 무리에는 망을 보는 배가 있어 해경 배가 접근하면 그대로 배를 돌려 (중국 해역으로) 달아나 버리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16일 해경에 따르면 본격적인 가을철 조업이 시작된 이달 들어 서해 EEZ 안팎에서 중국 어선 1,000여척이 관측되고 있다. 이날 784척에 이르는 중국 저인망 어선 조업이 재개되면서 하루 평균 1,500척 이상이 불법 조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해경은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서해해양경찰청은 15~17일 중대형 함정 17척과 항공기 3대 등을 동원해 군산과 태안, 목포에서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서해해경청은 15일부터 이틀간 우리측 EEZ를 침범해 불법 조업한 200톤급 1척 등 중국 어선 4척을 나포했다.
해경청은 앞서 불법 조업 단속을 세월호 참사 이전 수준으로 강화했다. 꽃게 어장이 형성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특공대 등을 배치하고 대형 경비함정 교대주기도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했다.
해경 관계자는 “세월호 희생자 수색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강력하고 엄정한 단속으로 우리 해역 내 불법 조업을 뿌리 뽑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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