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한 게임 보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인 남자 농구 금메달로 활짝 웃었던 농구팬들이 단단히 뿔났다. 16일 남자프로농구 2014~15 시즌이 개막한 지 6일이 지났지만 한국농구연맹(KBL)이 여전히 중계권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면서 농구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조차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KBL 측은 이에 대해 “협상을 계속 하고 있지만 야구 등 다른 종목들 때문에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KBL이 발표한 정규리그 두 번째 주 편성표에 따르면 주중 경기인 16, 17일 전주와 고양 경기는 SPOTV+를 통해 생중계되지만 나머지 경기는 MBC스포츠+, SPOTV를 통해 녹화 방송된다. KBL 홈페이지에는 경기 시작 1시간을 앞두고도 생중계 방송 표시가 없어 시청자들을 혼란케 했다. 녹화 방송도 경기 결과가 나온 오후 10시, 11시에 방송돼 경기를 보는 긴장감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창원 LG-원주 동부전 역시 중계권을 따내지 못해 KBL이 홈페이지에서 자체 중계 방송을 한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 월요일 경기가 추가되면서 주중에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관중은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야구, 배구 등 여타 종목에 비해 농구가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구단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중계가 돼야 잠재적 농구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데 TV에서 중계가 잘 안되니 농구 경기가 열리는 지 조차 모르는 실정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다채널 시대인데 굳이 기존 스포츠채널에 얽매여 야구가 끝나기를 바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L은 안정적인 중계를 위해 중계권 협상을 지속하고 다른 케이블 채널들을 물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KBS N의 경우에는 이번 시즌 남자프로농구 중계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 KBL측 관계자는 “올해 소치 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이 겹치면서 방송사들도 중계권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야구 포스트 시즌과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겹치는 10월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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