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어느 해보다 값진 KS 대비 휴식기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 4연패 직후 “어느 팀이 올라와도 상관 없다”는 여유를 드러냈다. 두산(6승10패)을 제외하면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팀이 없다는 이유도 작용했겠지만, 꿀맛 같은 휴식기 이후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 더 컸을 게다.
포스트시즌은 보통 1경기가 정규시즌 6~7경기와 맞먹는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크고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3승2패), 플레이오프(3승1패)를 거쳐 한국시리즈(3승4패)마저도 7차전까지 치른 두산 선수들은 “무슨 100경기는 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만 16경기를 했으니 과한 표현이 아니었다.
삼성은 이런 팀들과 붙는다. 정규시즌 2위 넥센이 3승무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오지 않는 한, 체력적으로 월등한 우위에 놓인다. 특히 정규시즌 종료 후 약 2주간 푹 쉰 투수들은 공이 쌩쌩해 진다. 밴덴헐크, 안지만, 차우찬, 임창용 등 빠른 공을 보유한 투수라면 시즌 막판 보다 2~3㎞는 직구가 빨라 질 게 분명하다.
하나 더, 올 포스트시즌은 예전과 달리 휴식 없이 바로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일정 탓에 정규시즌 종료 후 쉴 시간이 하루 밖에 없다. 만약 지난해처럼 정규 시즌 4위 팀 또는 3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삼성은 엄청난 체력적 이점을 안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아시안게임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던 류중일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소속 팀 전력을 재정비 할 여유까지 생긴 점에서 삼성의 올해 휴식은 앞선 3년의 그것 보다 훨씬 값지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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