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16일 정부와 학생 시위대 간 대화가 다음 주 초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이날 관저인 예빈부(禮賓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와 적극 대화할 의지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렁 장관은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주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차례 대화로는 정치적 이견을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여러 차례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 목적은 ‘1인 1표’ 선거 제도의 2017년 시행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그 동안 거듭 밝혀온 대로 “홍콩 기본법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학생측과 대화를 “전인대가 의결한 정치개혁안 내에서 해야 할 것과 도심 점거 운동과 연관 짓지 않을 것 등 두 가지 조건을 기반으로 한다”며 “불행히도 시위대가 합리적인 제안을 거절했다”며 대화 자체를 연기했다. 홍콩 당국과 학생 시위대는 대화를 위한 예비 접촉 과정에서 의제와 대화 장소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홍콩 시위는 이후 다시 격화 조짐을 보여 15일에는 시위대 본진이 자리한 애드미럴티(金鐘) 북쪽 도로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정면 충돌해 시위대 일부가 경찰에게 구타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몰아 부치며 45명을 체포했다. 이와 관련 렁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량 통행 재개 등을 포함해 법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홍콩에 질서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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