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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 뽑아낸 광대뼈 첫 이식… '페이스오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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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 뽑아낸 광대뼈 첫 이식… '페이스오프' 성공

입력
2014.10.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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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완벽 재생까지 1~2년”…궁극 목표는 장기 재생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광대뼈 장착한 두개골, 보형물, 3D 프린터.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광대뼈 장착한 두개골, 보형물, 3D 프린터.

수술 전후 환자 모습.
수술 전후 환자 모습.

얼굴뼈에 생긴 종양을 수술로 떼어낸 뒤 후유증으로 광대뼈가 움푹 꺼져 한쪽 눈이 내려앉은 만18세 환자가 3차원(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뼈를 이식받아 정상적인 얼굴 모양을 회복해가고 있다. 환자는 현재 눈이 원래 위치로 거의 되돌아왔으며,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포스텍은 16일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 티엔알바이오펩 윤원수 박사와 함께 3D 프린터로 제작한 광대뼈 보형물을 올 9월 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3D 프린팅 구조물을 인체에 이식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광대뼈 성형에 성공한 건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포스텍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1, 2년 효과와 안전성 등을 지켜본 뒤 학계에 공식 논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제작된 3D 프린팅 보형물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가 생분해성이라는 점이다. 몸 안에서 서서히 녹아 없어진다는 얘기다. 기존에 의료용으로 쓰이던 재료를 연구진은 3D 프린팅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새롭게 허가 받았다. 또 3D 프린터 기계와 프린팅 작업을 하는 공간 자체도 안전성을 위해 별도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확보한 재료와 설비로 조 교수팀은 직접 보형물을 설계ㆍ제작했고, 티엔알바이오펩이 보형물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이 보형물을 수술로 환자 얼굴에 넣고, 표면을 환자 자신의 골막으로 덮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형물은 점점 줄어들고 골막에선 뼈가 자라나와 2년쯤 뒤면 보형물 자리가 환자 본인의 뼈조직으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생분해성 3D 프린팅 구조물로 치료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지난해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이 생분해성 재료로 약 1㎝짜리 간단한 보형물을 만들어 어린이의 기도에 지지대 기능을 하도록 넣어준 적은 있다. 조 교수는 그러나 “이번처럼 환자 본인의 얼굴 형상을 복원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한 보형물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이식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술이 향후 성공으로 입증되면 의료용 3D 프린팅 분야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조 교수는 “수술을 의사의 감각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술에 필요한 구조물을 최대한 정교하게 제작하고 손상 부위를 환자 맞춤형으로 재생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머리뼈와 귀, 코 등 인체 여러 부위가 이미 국내외에서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3D 프린팅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심장이나 폐, 간 등 생존에 필수인 장기까지도 ‘찍어내는’ 것이다. 이들 장기는 뼈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다. 3D 프린팅이 실현된다면 수년 동안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는 환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를 위해 조 교수팀은 장기의 기본 단위인 세포부터 3D 프린터로 만들어보고 있다. 완성되면 패인 얼굴에 광대뼈가 아닌 골세포 보형물을 이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3D 프린팅 장기가 현실화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조 교수는 “세포가 너무 작아 프린터로 뽑아내는 도중 대부분 파괴되고, 프린팅에 성공해도 살아있는 상태로 배양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울 것”라고 말했다. “특히 장기가 클수록 내부와 외부 세포를 모두 살아있는 상태로 유지하기란 더욱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연구진은 세포 파괴부터 막기 위해 프린팅 돼 나온 세포 표면을 젤 상태의 막으로 감싸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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