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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보다 빨리 번지는 '소문'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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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보다 빨리 번지는 '소문'과 '공포'

입력
2014.10.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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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자인 여성 간호사 앰버 빈슨(29)의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아파트에서 15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방역·청소팀의 물품 수거 통으로 쓰레기을 던지고 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 간호사인 빈슨은 두 번째 에볼라 감염자인 니나 팸(26)과 더불어 지난 8일 사망한 첫 번째 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에볼라에 감염됐다. AP연합뉴스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반응자인 여성 간호사 앰버 빈슨(29)의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아파트에서 15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방역·청소팀의 물품 수거 통으로 쓰레기을 던지고 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 간호사인 빈슨은 두 번째 에볼라 감염자인 니나 팸(26)과 더불어 지난 8일 사망한 첫 번째 환자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에볼라에 감염됐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스페인에서의 극소수 발병을 제외하면 에볼라는 서아프리카 지역에만 한정돼 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는 낭설과 잘못된 경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15일 보도했다.

BBC가 대표적인 예로 든 곳은 아직은 에볼라와 무관한 칠레였다. 지난 일요일 오후 칠레의 가장 붐비는 병원 중 한곳에서 커다란 목소리의 안내가 불쑥 튀어나왔다.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곳을 떠나 다른 병원으로 가주세요.”혼비백산한 환자들은 입을 막은 채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칠레에서 에볼라 발병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전문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올라왔고 24시간도 안돼 1만2,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문은 유튜브에서 트위터(Twitter)로 옮겨갔다. 소동이 있은 다음날 #EbolaenChile(칠레에서 에볼라) 라는 해시태그가 20만회 이상 사용되었다. 검증되지 않은 내용은 트위터를 거쳐 주류 매체로 옮겨갔다.

칠레 보건당국이 나서서 공식 발표를 해야만 했다. 에볼라 의심환자는 단지 에볼라 청정지역인 적도기니를 방문했을 뿐이라고. 의심 환자는 말라리아 환자였다고 칠레 보건당국은 확정 발표했다. 에볼라가 창궐하고 있는 기니와 적도기니를 사람들이 혼동하면서 생긴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적도기니와 기니는 수천㎞나 떨어진 별개의 국가다. SNS 칼럼니스트 에두아르도 아리아가다는 “이번 일은 굉장히 빨리 퍼져나갔고 정부는 소셜 미디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제때 반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에볼라 발병에 대한 헛소문은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다. 스페인 간호사가 최초로 서아프리카 밖에서 감염된 이후 음모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드리드에 정부가 통제하는 격리 지역이 있으며 두 명의 의료진이 에볼라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문자 메시지를 확성기 삼아 퍼져 나갔다. ‘버거킹에서 새로운 에볼라 발병 사례 발견’ 이라는 가짜 헤드라인 사진이 페이스북에 개재되기도 했다. 전부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주 브라질의 보건당국이 에볼라 발병 의심을 발표했을 때도 온라인에서 대혼란이 일어났다. 하루 만에 트위터에서 포르투갈어로 ‘에볼라’ 가 12만회 이상 사용 되었다. 인종 차별적인 이야기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에볼라는 흑인들의 것이다”또는 “아무나 박테리아를 몸에 가지고 있는 흑인들이 여기(브라질)에 살아야 되는 이유 좀 설명해 봐”라는 트윗이 올라왔고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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