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량 안전점검 현장 공개, 내진 1등급 낙교방지턱 설치돼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였던 성수대교 붕괴사고 발생 20년을 맞아 서울시가 성수대교의 안전점검 현장을 15일 공개했다.
시는 이날 성수대교 붕괴 후 강화된 교량 안전관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교량이 끊어져도 한강으로 떨어지지 않게 한 번 더 잡아주는 장치인 ‘낙교 방지턱’ 설치다. 이 설비는 지진 발생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내진 1등급으로 설계됐다.
다른 교량 관리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당국은 성수대교 사고 이후 실시간으로 다리의 각종 상황을 관찰할 수 있는 ‘온라인 감시 시스템’, ‘1인 1시설물 전담주치의 제도’, 정기점검ㆍ정밀안전진단, 내진 보강, 수중 점검선 개발 등 개선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온라인 안전감시시스템은 교량에 설치된 정밀한 계측장치를 통해 육안으로 손상 확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교량의 미세한 징후를 실시간 감시하는 것으로, 10개 교량에 구축돼 있다.
또 전국 시설물 안전을 관리하는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신설됐고,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제정됐다. 이 특별법에 따라 1종 시설물로 분류되는 한강교량은 완공된 뒤 10년이 지나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게 되고, 점검 결과를 토대로 부분적 보수를 실시하면서 지속적인 관찰을 하게 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안전시설 설치뿐 아니라 시설관리체계를 이중, 삼중으로 해 어떤 상황에서도 피해를 막겠다는 의도다.
현재 성수대교는 현대건설 시공으로 1997년 복구, 내진설계와 하중 내구력은 사고 전과 달리 모두 1등급으로 개선됐다. 2004년에는 기존 왕복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돼 하루 9만 7,000대의 차량이 오가고 있다. 성수대교는 2011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상태평가 B등급, 안전성 평가 A등급을 받았다.
한편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40분쯤 교각 상판 48m 구간이 붕괴하면서 버스 등 출근길 차량이 추락, 등교 중이었던 무학여자고등학교 학생 8명을 포함해 총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참사였다. 이 사고로 당시 이원종 서울시장은 사고 7시간 만에 경질되고,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시공과 서울시의 안전 관리 미비가 드러나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서울 교량들은 대부분 안전등급이 B등급 이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C등급인 동호대교와 성산대교는 보수 중”이라며 “도로 시설물의 급속한 노후화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안전을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는 공사중인 암사 대교와 월드컵대교를 포함해 총 22개의 한강 교량을 관리하고 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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