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먼지 대책 ‘있으나 마나’… 래미안 장전 주민 사는데도 철거, 민원 ‘부글부글’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진행하고 있는 부산 금정구 장전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인 ‘래미안 장전’ 철거현장에 불법행위가 난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심 재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비산먼지 방지 등의 환경대책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고, 학생들이 공사장 한복판을 지나가도 안전을 유도하는 안내판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는 등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철거작업을 맡은 서울의 D사, 부산의 B사가 금정구에 제출한 장전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계획에 따르면 양사는 철거공사 기간 사업장의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양수기 3대, 고압살수기 20대, EGI휀스, 분진막 등을 설치하고 인력 15명을 현장에 배치키로 했다. 인력은 공사장 내ㆍ외부 차량통제를 위한 인원 5명, 보행자 및 거주자 안전유도를 위한 요원 7명, 구역내외 순찰 및 세입자 면담을 위한 이주 관리요원이 주간 8명(야간 7명)이 배치된다.
하지만 본보 기자가 15일 현장을 점검한 결과 이런 계획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도 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없었으며, 현장 가장자리에 분진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곳곳이 찢어지고 바람에 날려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하교 시간이 돼 인근 중ㆍ고교생들이 공사장 한복판을 지나갔지만 안전을 유도하거나 통행을 제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공사중’이란 안내판도 없었으며, ‘위험’ 표지판도 하나 없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사업장 곳곳에는 원 거주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주변 주민들이 투기한 쓰레기들로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 등이 날아들어 보행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문제로 주변 주민들도 “악취가 풍기는 등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삼성물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철거현장 중심에 아직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도 버젓이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온통 먼지로 뒤덮여 폐가로 보이는 건물 입구에는 ‘사람 살고 있으니 함부로 출입하지 마세요’라는 경고성 글귀가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삼성물산 측이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전이 안된 가구가 있는데도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모 빌라에 사는 A씨는 “이전금과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나가고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도 옆 건물을 부수면서 나가라는 식으로 협박을 하는데 국내 대표적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막가파’ 식으로 주민들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금정구는 이들 업체에게 4월 23일자로 철거 승인을 내줬지만 이들은 멸실(철거) 허가도 없이 3월 초부터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반 시 내는 과태료가 고작 3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인근 주민들은 “국내 대표적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아파트 사업을 시행하면서 주민과 환경에 대한 보호대책은 외면한 채 수익성에 급급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부산시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를 했지만 ‘시정하겠다’라는 답변뿐 바뀌는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정구 관계자는 “분진과 소음 민원이 많아 매일 점검을 나가고 있고, 미비 점이 있으면 개선을 지도하겠다”며 “차량이나 통행자를 위한 안전 요원 미배치 문제에 대해선 제재할 규정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물산이 부산 금정구 장전3구역(장전3동 637번지 일대)을 재개발해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인 ‘래미안 장전’은 전체 1,938가구 중 1,38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38층, 12개 동에 전용면적별로 59㎡ 335가구, 84㎡ 925가구, 101㎡ 8가구, 114㎡ 121가구를 분양하는 이 단지는 부산에서 래미안 브랜드로 처음 선보이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관심을 모았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