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는 이전보다 더 나빠진 경제전망이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경기가 더욱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은의 주요 관리대상인 물가는 안정세가 길어지리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성장세도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했다. 먼저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3.8%)보다 0.3%포인트 낮아진 3.5%. 3분기 중 소비와 설비투자 등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3.7%)보다 훨씬 낮은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올해 전체의 성장세도 크게 뒷걸음쳤다. 한은의 예상치는 정부 목표치(3.7%)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과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치(3.6~3.9%)보다도 낮은 것이다.
내년 성장률 역시 7월 전망(4.0%)보다 낮아진 3.9%로 조정됐다. 그나마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0.2%포인트)를 빼면 3.7%에 그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유럽 경기둔화, 중국의 부품 국산화 등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도 우리 경제엔 큰 악재다. 신운 조사국장은 “향후 성장경로상 투자심리 회복 지연, 세수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하다”고 말해 앞으로 성장전망이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의 주요 관리대상인 물가상승률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목표범위(2.5~3.5%)를 밑돌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7월 전망(각 1.9%, 2.7%)보다 크게 낮춘 1.4%와 2.4%로 예측하면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장기화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에 영향이 큰 원유 도입단가는 올해 평균 배럴당 105달러, 내년엔 99달러로 예상됐다. 내년 중 오를 담뱃값은 물가를 0.6%포인트 가량 높일 요인이지만 이번 전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경상수지는 종전 전망과 같은 올 840억달러, 내년 700억달러 흑자가 예상됐다. 취업자 수 전망은 유일하게 7월(올해 48만명, 내년 43만명 증가)보다 향상(올해 50만명, 내년 45만명 증가)됐으나 한은은 “노령층의 생계형 취업 증가로 경기 상황과는 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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