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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주인이라는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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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주인이라는게 부끄럽다"

입력
2014.10.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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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인 맨 부커상 올해 수상자인 호주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53)이 15일 토니 애벗 호주 정부의 환경정책을 맹비난하며 “호주인이란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플래너건은 이날 부커상 수상 직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환경을 가진 나라인데도 왜 우리 정부는 그것을 파괴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애벗 총리가 했던 “석탄은 인류에게 좋은 자원”이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 얘기를 꺼내면 솔직히 내가 호주인이란 사실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애벗 총리는 최근 퀸즐랜드주의 한 광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석탄 수입 관세 부활 등으로 위기에 처한 호주 석탄산업의 미래를 언급하면서 이런 발언을 했다.

플래너건은 전 호주 녹색당 대표이자 환경보호론자인 봅 브라운 등과 함께 오랫동안 태즈메이니아의 원시림을 지키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는 최근 40만㏊에 달하는 태즈메이니아 숲 개발을 허용한 태즈메이니아 주정부 결정도 비판했다. 플래너건은 “나는 호주인들이 태즈메이니아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보기를 원하고 또 그들이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정치는 어리석게도 그들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맨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이날 소설 ‘딥 노스로 가는 좁은 길’(The Narrow Road to Deep North)로 플래너건에게 픽션 부문상을 주기로 했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전쟁포로로 미얀마(옛 버마) 철도 건설 노동자로 일한 아버지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가 당시 상황을 묘사하며 전쟁의 잔혹성을 담아낸 장편소설이다.

앤서니 그레일링 심사위원장은 이 작품이 사랑을 잃고 전우를 상실한 여정과 이처럼 삶을 압도하는 경험을 지닌 채 살아야 하는 트라우마를 그려냈다며 “최고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1969년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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