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를 겪는 은행권에서 NH농협은행의 ‘나 홀로’ 확장 경영이 주목 받고 있다. 지점 수를 업계 최대 수준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는가 하면 증권과 생명보험 부문도 업계 1, 2위로 각각 올라서며 출범 3년차를 맞은 NH농협금융지주 체제가 안착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점포 수로 은행권 부동의 1위인 KB국민은행을 제쳤다. 농협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지난해 상반기말 1,184개에서 지난 9월말 기준 1,195개로 늘면서 같은 기간 37개 줄어든 KB국민은행(1,161개) 보다 많아졌다. 이 기간 중 농협은행의 임직원(비정규직 포함) 수도 1만 4,600여명에서 1만 5,700명으로 늘었다.
농협의 급성장은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는 다른 시중은행들과 대조를 이룬다. 저금리 추세의 영향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점포 수를 줄이고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8개 시중은행(씨티ㆍSCㆍ하나ㆍ국민ㆍ신한ㆍ외환ㆍ기업ㆍ우리)의 점포 수는 1년여 동안 270여개나 감소했다. 자연히 임직원 수도 2,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덩치를 키운데다 올해 초 취임한 김주하 은행장이 공격적 영업을 강조하면서 올해 들어 8월까지 농협은행의 예금 증가액도 11조 4,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2위 우리은행(5조 1,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대출(8조 1,000억원), 펀드(1조 2,000억원), 퇴직연금(4,600억원) 모두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농협의 공격 경영은 은행뿐이 아니다.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합병이 마무리되면 총자산 42조원으로 대우증권(28조원)을 제치고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을 제외하면 이미 삼성생명에 이어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2012년 초 출범 당시 4위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수익성 악화로 다른 생보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을 때 1,000명 가까이 설계사를 늘린 덕을 봤다. 출범 당시 전혀 없었던 독립 보험대리점과의 제휴도 지금은 120개로 늘었다.
이를 반영해 지난해 말 금융그룹 중 5위에 머물렀던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311조원으로 3위까지 올라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취임한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과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원활한 호흡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내실 있는 변화를 이끄는데다 농협은행 영업망과 전국 4,600개에 달하는 농ㆍ축협 영업네트워크로 얽힌 농협금융 브랜드의 안정성이 견실한 성장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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