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수 이화여대 석좌교수 별세...'문학과 지성' 창간한 4K멤버
김치수 이화여대 학술원 석좌교수가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1940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프랑스 프로방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한글로 사유하는 4ㆍ19 세대로, 6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입선해 등단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63년에는 문학평론가 고 김현, 소설가 김승옥, 고 최하림 시인과 함께 한글세대 최초의 동인지 ‘산문시대’를 발간했다. 70년 김병익, 김주연, 김현과 함께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창간하면서 ‘4K’의 한 사람으로 한국 문학 비평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부산대와 한국외대 조교수 등을 거쳐 86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던 고인은 94년 한국기호학회 설립을 주도하고 전 세계 인문ㆍ사회과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친 기호학 이론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데 기여했다.
저서로 ‘한국소설의 공간’ ‘문학사회학을 위하여’ ‘구조주의와 문학비평’ ‘박경리와 이청준’ ‘문학과 비평의 구조’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 ‘현대기호학의 발전’ ‘표현인문학’ ‘삶의 허상과 소설의 진실’ ‘문학의 목소리’ ‘상처와 치유’ 등이 있다. ‘누보로망을 위하여’ ‘새로운 소설을 찾아서’ ‘러시아 형식주의’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공역)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공역) ‘기호학과 문학’(공역) 등의 책을 번역 출간해 해외 문학계의 흐름을 국내에 소개하는데도 앞장섰다.
반세기 가까이 문학 현장을 지켜온 고인은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프랑스 문화학술공로훈장 기사장, 옥조근정훈장, 대산문학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으며 한국기호학회 회장,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장, 세계기호학회 집행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계간지 ‘문학과지성’ 1호부터 40호까지 40부, ‘산문시대’ 6부 등 잡지와 소설 200여부를 별세 전인 8월 문학과지성사에 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용대(KAIST 전기ㆍ전자공학과 교수) 용욱(뉴욕 맨해튼 칼리지 토목공학과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영결 예배는 17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양평 추모공원이다. (02)2072-2020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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