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스텝의 테마는 ‘설욕’이다.
‘끝판왕’ 오승환(32ㆍ한신)이 15일부터 라이벌 요미우리와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6전 4선승제)를 치른다. 장소는 요미우리의 심장 도쿄돔이다. 센트럴리그 우승 팀 요미우리는 이번 시리즈를 모두 홈에서 치른다. 우승 팀 프리미엄으로 1승까지 안고 있다.
오승환은 생애 첫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첫 번째 스텝을 완벽히 밟았다. 히로시마와의 퍼스트스테이지에서 무려 4이닝(2경기)이나 책임지며 무실점의 역투를 보였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이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할 정도였다. 일본 언론도 “오승환은 역시 대단하다. 눈부신 투혼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요미우리는 재팬시리즈를 위해 두 번째로 밟고 지나가야 할 상대이자, 갚아야 할 빚도 있는 팀이다. 올 시즌 1점 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오승환이 유일하게 약했던 팀이 바로 요미우리이기 때문이다.
올해 오승환의 요미우리전 성적은 11경기 등판해 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이다. 자주 맞서는 센트럴리그 팀 중, 2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유일한 상대다. 주니치전 평균자책점은 1.80, 요코하마전은 1.88이다. 히로시마 타자에게는 아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오승환은 지난 8월26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0.2이닝 2안타 1볼넷 폭투 2개로 2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다음날에도 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5-3에서 1이닝 1안타(1홈런) 1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요미우리 타자들이 만만치 않은데 도쿄돔에서는 5경기 1패 4세이브, 5.79의 평균자책점으로 더 아쉬운 투구를 했다.
하지만 당시 오승환은 일본 무대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100%의 컨디션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더 묵직한 구위를 과시한 퍼스트스테이지에서의 오승환을 봤다면 요미우리 타자들이 위압감을 느낄 만 하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도 “오승환이 나오면 공략법을 고민해야겠지만 등판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다”고 잔뜩 경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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