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원의 최대 장점인 접근성을 살리는 한편 문화와 예술, 참여, 자연에 초점을 둔 공원 운영계획을 세웠습니다.”
‘부산시민공원’의 운영ㆍ관리를 총괄하는 초대 수장으로 지난달 1일 선임된 박태봉(52ㆍ사진) 부산시민공원 원장은 시민의 높은 기대감에 큰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다. 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이 시설의 상징성에다 ‘국내 최대의 도심 광장’이란 별칭이 붙은 ‘송상현 광장’의 관리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도심 한 가운데 이렇게 넓은 평지 공원은 전국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고, 인근에 부전역과 서면역이 있어 접근성도 최고”라며 “도심 속 창작공간인 5개 공방시설을 활용한 프리마켓 개최 등 올해에만 260회의 공연, 전시행사가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공원을 거쳐 흐르는 전포천과 부전천에는 최근 생태하천으로 꾸미기 위한 노력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는 “지금은 인공적으로 조경된 모습이지만 조만간 잡풀들이 무성해지면 자연 냄새가 물씬 풍기는 냇가가 될 것”이라며 “강아지풀, 갈대 등 들풀이 우거진 ‘진짜 하천’에서 어린이들이 뛰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상현 광장’과 연계한 컨텐츠도 준비 중이다.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뽑힌 내용을 토대로 내년엔 대규모 송상현 장군 행렬식과 트릭아트 설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추경예산을 받아 시민들이 장군복과 포졸복을 입은 요원들과 사진을 찍고, 직접 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출범 초기의 과정상 문제이지만 인력난은 큰 부담이다. 공원조성 당시 부산발전연구원은 총 32명의 관리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산 문제가 걸려 현재 고작 19명이 근무 중이다. 특히 올해 경우 총 260차례의 문화행사가 계획돼 있지만 담당 인력이 두 명뿐이어서 알찬 기획과 수준 높은 진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문화행사 담당 직원들이 워낙 베테랑이어서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공연과 전시 등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년엔 행사가 더 많아 인원 확충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시민들의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 이제 막 문을 연 시설인 만큼 부족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담배와 술, 쓰레기가 없는 멋진 공원을 만들기 위해선 성숙한 문화시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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