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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들에게 축구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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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학생들에게 축구를 허하라’

입력
2014.10.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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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 67%가 운동과 담 싸...생활체육회 여자 어린이 축구교실

서울 5곳 등 전국 30개 클럽 운영...참가비 없고 축구 용품도 지원

창단 3년째를 맞은 송파 여자 어린이 축구 교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뛰놀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학생들의 생활체육 참여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창단 3년째를 맞은 송파 여자 어린이 축구 교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뛰놀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학생들의 생활체육 참여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새침데기가 명랑소녀로 달라졌어요.”

김두선(44) 서울 송파구 여자 어린이 FC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오금동에 위치한 풋살(실내 5인제 축구)장에서 가로 20m, 세로 40m크기의 그라운드를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3년 전 처음 팀을 꾸렸을 때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소녀들이 180도 변해 공 차는 재미에 푹 빠졌다.

김 감독은 “아이들 성격이 정말 밝아졌다”며 “공을 차기 전 ‘얼음 땡’과 같은 다양한 놀이를 통해 흥미를 불러일으킨 다음 경기 위주로 많이 뛰어다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축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녀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은 그라운드에는 자매도 함께 뛰고 있었다. 정예원(오금초6)-정희원(오금초4) 자매는 “서로가 축구를 더 잘한다”며 유쾌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성 축구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는 정예원양은 “같이 뛰는 친구들의 실력이 비슷해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며 “학교 운동장은 모래가 날리고 남학생들이 가득해 뛰어 놀 수 없는데 이곳에 오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어 즐겁다”고 웃었다. 장주원(오금초6)양도 “경기에 나가 골을 넣으면 정말 재미있다”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좋아하셔서 공차는 모습을 보러 자주 찾아오신다”고 밝혔다. 반에서 달리기 1등을 할 만큼 운동 신경이 뛰어난 그는 “아빠가 축구 선수 출신이라 내가 축구를 할 때 힘들다고 반대했는데 엄마가 체력도 기르고 재미도 붙일 겸 해서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송파 여자 어린이 축구 교실은 6학년과 4학년 위주로 구성됐다. 6학년들은 올해 초등학교 졸업을 하면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는 이상 그라운드를 밟기 힘들다. 이들은 “중학교에 가서도 재미있는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며 한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김 감독 역시 “아이들의 신체 활동에 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 어린이 축구 교실은 국민생활체육회(회장 서상기)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용품도 지급한다. 현재 서울에 5개 클럽을 포함한 전국 30개 클럽이 여자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1년에 한 차례 30개 클럽이 모두 참가하는 전국대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학생의 생활 체육 참여도는 19.3%로 유독 저조했다. 특히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한 10대 여학생이 66.8%에 달했다. 흔히 ‘운동은 습관’이라는 말을 한다. 어릴 때부터 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등한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국민생활체육회는 정책적으로 여학생들의 생활체육 참여를 높이기 위해 특화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여자 어린이 축구 교실을 비롯해 치어리딩 교실(85개교), 피구 교실(425개교), 힙합&재즈 댄스 교실(170개교), 요가 교실(85개교), 피트니스 교실(85개교)을 운영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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