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안정 해소돼야 심사 착수"
27일까지 인수절차 마무리 안되면 하루 1억1000만원 이자 물어야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갈등과 그로 인한 최고경영자 공석 사태로 빚어진 KB금융의 경영 불안정이 해소돼야 승인 심사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4일 “KB금융의 경영상태 및 지배구조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이 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승인 심사를 본격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위해선 재무 및 경영관리 상태, 인수 후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심사해야 하는데, KB금융은 지배구조의 두 핵심인 지주회장과 은행장의 인수인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심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주회장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이달 말 이후에야 심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와 6,850억원에 지분 19.4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8월11일 금융위원회에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권은 당초 금융위가 이달 중 정례회의에서 편입 승인을 낼 것으로 예측했지만,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징계와 사퇴 과정이 장기화되면서 심사가 지연돼 왔다.
당국의 심사 연기 방침에 KB금융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LIG그룹과 맺은 LIG손보 인수계약서상 이달 27일까지 인수 최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KB금융은 인수금액에 대한 연 6%의 지연 이자를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 등에 지불해야 한다. 28일부터 인수 종료 시점까지 물어야 할 이자는 하루 1억1,000만원. 만약 올해 말까지 인수가 성사되지 않으면 계약은 자동 해지된다.
일각에선 심사 보류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KB금융의 지배구조 및 경영상태 불안을 문제삼고 있지만, 심사 근거 법령인 금융지주회사법과 그 시행령은 해당 회사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경영상태 판정 기준으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 경영실태평가에서 자회사 편입 요건을 충족하는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KB사태 자체가 특수한 상황이라 그에 맞춰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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