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동차경주대회(F1ㆍ포뮬러 원)에서 한국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한국은 2014 동계올림픽에 이어 2014 F1 그랑프리마저 러시아 소치에 내줬다. 아랍권 방송사 알자지라는 지난 7일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한국을 가슴 아프게 한 소치가 F1에서 또 다시 한국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지난 12일 F1 그랑프리 경주가 열렸다.
1년간 전세계 20개국을 순회하며 총 20라운드에 걸쳐 레이스를 치르는 F1은 그동안 유럽의 열기를 아시아서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2014년 시즌에서 한국과 인도가 탈락하면서 러시아와 호주가 개최지로 대체됐다. 인도는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동아시아 국가들은 거의 F1 개최를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4년간 F1 대회를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자동차 산업이 번창한 곳이지만 모터스포츠 산업은 여전히 유아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영암에서 대회를 유치한 것에 대한 회의도 나오고 있다. 5,000만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을 떠나 한반도의 남서쪽에서 많은 관중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터스포츠 역사가 짧고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특히 더 어렵다. 2010년 대회를 처음 유치할 때도 제대로 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매스컴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 2010년부터 쌓인 빚만 1억8,000만 달러(1,914억)에 달한다.
이 와중에 F1 서킷을 서울 도심으로 옮길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실제 거리를 차단해 서킷을 만든 싱가포르 모델처럼 서울의 넓은 도로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F1대회에서 한국 임원들이 F1 관계자들과 서울로 서킷을 옮기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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